SK텔레콤 분할 시기와도 조율
관건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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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가 올해 말 상장을 위해 분주히 준비 중이다. 늦어도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 분할기일과 겹치지 않도록 시기를 조율할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벗어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남은 숙제다.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강자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가 이르면 9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신청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해 9월 주관사를 선정한 지 약 1년 만이다. 올해 상반기 예비심사 청구가 예상됐지만 약 반년 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새 에쿼티 스토리를 짜기 위해 다소 상장 스케줄이 뒤로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부터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토(MS), 도이치텔레콤 투자 자회사인 DTCP를 주주로 유치하고 중국 웹툰 플랫폼 콰이칸만화에 투자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새로운 해외 주주를 기반으로 중국 및 동남아 시장 개척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안정적으로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풀이된다.
원스토어는 기존의 앱 마켓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앞세운 에쿼티 스토리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앱 마켓은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전체 앱 마켓 시장 중 약 85%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원스토어는 한국 시장에서만 사용되며 해외 유명 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셈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대형 정보통신(IT) 공룡들이 웹툰 및 웹소설 등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들을 경쟁자로 두기보다 콘텐츠 판권을 공유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시장에 무섭게 진입하고 있다”라며 “주주간 계약을 정확히 봐야겠지만 원스토어가 콘텐츠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지려면 이들과 손을 잡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 ‘밑그림’만 그리며 마냥 시기를 늦추기도 어렵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부터 원스토어,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순차적으로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을 밝혀둔 바 있다. 자칫 원스토어 상장이 미뤄진다면 주관사까지 선정한 11번가나 ADT캡스 등의 상장 일정 역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으로서도 원스토어 상장에 속도가 붙는 편이 유리하다. SK텔레콤은 10월12일 인적분할 및 액면분할과 관련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1월1일(분할기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가 출범한다.
결국 SK텔레콤 분할 전후로 자회사 기업공개 일정에 진척이 있으려면 첫 타자인 원스토어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원스토어는 SK텔레콤 자회사들 중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했던 만큼 상징성이 크다”라며 “SK텔레콤도 분할에 대한 명분을 자회사 기업가치 제고에서 찾을 수 있으려면 원스토어 상장 계획이 분할 시기와 맞물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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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