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사태에 ELS 투자자 '철렁'…시장은 中 정부 역할론에 집중
입력 2021.09.23 16:23
    헝다 사태에 홍콩H지수 급락?…ELS 투자자 가슴 철렁
    손실구간 30%→50%…"위험은 줄였지만 매력도 줄어"
    글로벌 리서치센터 "중국 정부 역할론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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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랐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가능성이 부각하면서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 가능성도 주목받은 것이다. 과거 홍콩H지수가 급락하며 ELS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구간(녹인배리어)에 진입, 손실을 본 바 있어서다. 

      다행히 올해 발행한 ELS의 홍콩H지수 손실구간이 기준가 대비 50% 수준인 까닭에 큰 손실은 없을 거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상품 자체의 투자 매력이 경감된 점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2위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은 1조9500억위안(약 357조원)에 이르는 부채에 대한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처하며 파산 위기에 휩싸였다. 한국은행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 디폴트 우려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금융회사 250곳 정도가 헝다그룹과의 대출 거래를 맺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가 클 것이라 추정되는 까닭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ELS 현황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ELS는 주가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다. 국내 ELS 시장의 홍콩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5년 벌어진 '홍콩H지수 사태'로 인해 글로벌 이슈가 있을 때마다 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7~8월 중국 정부의 기업규제가 잇따르며 홍콩H지수는 10,000대를 유지하다 8000대로 폭락했다. 때문에 ELS 1조4800억원 중 58%인 8620억원가량이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홍콩H지수는 8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 다만 업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녹아웃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발행된 ELS의 홍콩H지수의 손실 구간이 기준가 대비 50% 수준인 까닭에서다. 홍콩H지수가 약 5500포인트를 하회해야 손실이 확정되는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ELS 발행사들이 과거 홍콩H지수 사태의 아픈 기억을 지우지 못했는지, 예전에는 30% 하락하면 녹아웃 속출했는데 올해 발행된 ELS는 50% 대로 조정됐다"라며 "이번 헝다 사태로 조기상환만 문제가 있지 녹아웃은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로우리스크 로우리턴'(Low Risk Low Return) 구조여서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구조라면,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이익금을 많이 챙겨주기도 어렵다.

      일단 헝다그룹에 유동성이 투입되는 것으로 사태가 안정화되면서, 이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일단 이번 헝다 사태가 글로벌 크레딧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는 다소 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하이일드 섹터에서 디폴트가 증가할 것이다"라고 평가했고 크레딧스위스(CS)는 "헝다사태를 차치하고서라도 상장된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들의 부채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상태여서 시장이 위험자산을 보다 광범위하게 재평가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공통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역할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부동산 자산의 리스크는 중국 정부의 풍부한 관리 경험을 토대로 해결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해당 부정적인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개입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