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 선정 절차 끝난 이후 재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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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해외 증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다 국내 상장으로 선회했던 마켓컬리가 SSG닷컴(이하 쓱닷컴) 변수로 인해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쓱닷컴과 마켓컬리 양사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증권사들이 대부분 쓱닷컴을 택하면서다.
쓱닷컴의 주관사 선정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마켓컬리 주관사 선정 절차도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주관사 선정 후에도 실적 및 비용구조 등 시장에서 리스크로 꼽아 온 이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상장 흥행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현재 내부적으로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당초 마켓컬리는 7월 말 증권사들로부터 프레젠테이션(PT)를 받아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PT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배경으로는 제안서를 제출한 증권사가 극히 적었던 것이 거론된다. 모 은행계 증권사를 포함해 한두 곳 정도만 마켓컬리의 제안서 제출 요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장 중단은 아니고 아직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며 "원래 7월 말 주관사 선정을 위한 PT를 진행하려 했는데 증권사들이 쓱닷컴으로 지원을 많이 한 탓에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마켓컬리가 주관사 선정에 나서자 증권가에선 '영업적자 폭이 너무 크다'는 등 아직 다소 이른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플랫폼 마켓컬리를 보유한 ㈜컬리는 지난해 953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162억원에 달했다. 비용 관리가 효율화하지 못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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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처리 방식으로 '폐기'를 택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경쟁사인 오아시스마켓은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재고처리 방식이 가능하다. 반면 마켓컬리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마켓컬리가 2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란 설명이다.
다만 이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적자 이유는 폐기율 때문이 아닌, 물류ㆍITㆍ고객확보를 위한 투자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마켓컬리는 상장 재개 전 매출액 증대를 위한 작업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만큼, 매출액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법론인 주가매출비율(PSR)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를 인수하는 등 오픈마켓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재고 부담은 줄이고 매출액은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이란 평이다.
마켓컬리는 쓱닷컴이 주관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 상장 절차 재개에 나설 전망이다. 쓱닷컴은 2주 전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PT 절차를 거친 바 있다.
문제는 쓱닷컴의 주관사 선정 절차가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쓱닷컴은 PT 과정에서도 보수적이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를 일부 증권사 실무진은 '고자세'로 느꼈을 정도였다.
PT 후 1주일 안팎이면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쓱닷컴은 아직도 주관사단을 완전히 확정하지 않았다. 일부 유력 주관사 후보가 '유력하다'는 수준의 귀띔을 받은 것이 전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쓱닷컴은 어차피 거래액(GMV)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것이며 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마켓컬리가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되지 못하니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