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개월만 3000선 하회…테이퍼링ㆍ피크아웃 불안감
입력 2021.10.05 16:11
    인플레 압박·헝다그룹 디폴트 우려 등 악재 겹겹
    • 코스피가 6개월만에 3000선이 붕괴됐다. 긴축과 저성장에 대한 부담이 저변에 깔린 가운데,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돌발 악재들이 변동성을 키우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도세에 1.89%(57.01) 하락한 2962.17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3000선을 하회한 2987.81로 개장한 후 2940.59까지 떨어졌다. 이후 2998.17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다시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코스피 하락에는 외국인이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48억원, 2357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6237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달러 약세를 반영해 1183원까지 하락했으나 장 중 달러 강세반전으로 낙폭 축소, 1188원까지 재차 상승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국내 증시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 등 주요국 지수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풀었던 돈줄을 다시 조일 거라는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공포감과 함께, 2분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경기가 고점을 찍었다(피크아웃)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여전한 인플레이션 우려, 매파적 한국은행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금융위원회의 신용대출 규제, 119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 헝다그룹 디폴트 불안 등 대내외 변동성은 커지고, 유동성은 이전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세·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졌다.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각국에서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현지시각)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증산속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29%(1.74달러) 오른 배럴당 7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미국 3대 증시는 일제히 하락마감했다.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 리스크는 다른 부동산 개발사들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헝다그룹에 이어 판타지아 홀딩스는 2억570만달러 규모의 달러채 만기상환에 실패했고 피치는 부동산 개발사 Sinic 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강등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상원 청문회 이후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점 규제 강화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 서비스들이 다운되어 페이스북, 트위터는 각각 5.07%, 5.97% 하락했다. 지난밤 기술주·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며 나스닥은 2.14%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중에서도 카카오, 네이버는 각각 4.72%, 3.01% 하락하는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이 약세였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0.4%), 음료(+1.95%)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는데 특히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 기대감에 소비·내수주와 레저 관련주가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단에서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도 각각 2.59%, 1.13% 상승했다. 

      반면 다국적 제약 회사 머크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국내 백신 관련주들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삼성바이로직스는 7.2%, 셀트리온은 12.1% 급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7거래일만에 개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며 2.83% 하락한 955.3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