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유 해외사업 진출 가능성에 긍정적 관심
BTS·슈퍼주니어 등 K-엔터 인기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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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가 상장을 앞두고 해외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70%에 이르는 해외 사업 비중을 토대로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능성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블랙핑크, 에스파, NCT 등 케이팝 아이돌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디어유 역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팬 메신저 플랫폼 디어유의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 싱가포르투자청(GIC), JP모간, 피델리티, 알리안츠 등을 포함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약 20곳 정도 참여했다. 이들은 대부분 롱펀드(장기 투자) 위주로 디어유 청약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코스닥 기업 상장에 다수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일은 흔치 않다는 평이다. 대개 공모규모가 몇백억원 정도로 딜 사이즈가 크지 않은 데다 기업 자체의 해외 인지도가 높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해외 기관들은 대부분 국내 대기업 계열사나 공모규모가 조 단위가 넘는 기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난 8월 블랙록, GIC 등의 투자를 받은 크래프톤 역시 공모규모만 1조원이 넘는 대형 딜(거래)이었다.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 해외 유명 IB들을 공동 주관사로 두기도 했다.
반면 디어유는 국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주관한 데다 공모규모가 약 6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영문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 역시 따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해외 기관의 반응은 지난해 빅히트 상장부터 시작된 ‘K-엔터’의 인지도 상승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GIC, 블랙록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초 글로벌 팝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굳건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블랙핑크, NCT, 에스파, 스트레이키즈 등 역시 유튜브 및 각종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멤버 리사를 앞세운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6820만명으로 방탄소년단(5940만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디어유는 국내 대형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와 모두 지분 관계에 있다는 점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이다.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다.
최근 투자를 마친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약 23.27%의 지분을 쥐고 있다. 디어유는 현재 두 회사의 소속 아티스트들을 위주로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SM엔터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새 아티스트로 영입했다. 향후 두 엔터회사가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을 디어유 플랫폼으로 섭외할 계획을 세워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기업 상장에 해외 기관들이 종종 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공모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까지 챙기긴 어렵다”라며 “디어유는 국내 엔터회사인데다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SM엔터와 JYP엔터 등이 주주로 있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에 적극적일 만하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디어유의 해외 매출 비중 및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을 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확인되는 한국 엔터 업계의 인기를 기반으로 디어유의 확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디어유는 전체 매출의 약 70%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다만 디어유는 확장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디어유는 아티스트 팬이라는 사용자층으로부터 꾸준한 결제 건수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해당 영역이 다소 니치하다는 점은 한계점이다. 해외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다면 확장성에 대한 의문 역시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 플랫폼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는 성장성과 비즈니스모델(BM) 지속성을 꼽는다.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가지되 이를 기반으로 현금 창출력을 만들어 내야하고, 반대로 특정 집단으로부터 꾸준한 수익 모델만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라며 “디어유 역시 해외 사업 확장이라는 향후 계획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