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최상단인 9만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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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카카오페이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700대 1을 웃돌며 흥행몰이를 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 의무확약 조건을 내걸었다. 상장 후 카카오페이 유통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흥행의 원인으로 꼽혔다는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금일 수요예측 경쟁률이 1714.17대 1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는 최상단인 9만원에, 모집 총액은 1조53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밴드 상단 초과를 써낸 기관들이 약 446곳, 밴드 75%~100%로 써낸 기관들이 약 1029곳이었다.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들은 224곳으로 1545곳 중 14%에 해당했다. 1개월부터 6개월까지 확약을 건 기관들의 비중은 약 63%였다.
카카오페이는 규제 이슈로 공모 일정이 한 차례 밀리고 증권신고서 내용을 수정하는 등 상장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제 대상으로 오르며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카카오페이의 성장성에 대규모 베팅을 했다. 해당 이슈가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뿐 카카오페이의 본질적인 사업 가치와 ‘카카오’라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공모 물량 및 상장 후 유통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를 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기관투자자가 배정받는 물량 중 절반가량은 해외 기관들이 가져가는 데다 나머지 물량 중에서 국내 연기금이 받는 물량도 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장기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도 흥행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가 지분 55%,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45%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 후 유통가능물량 가운데 알리페이가 28.47%를 차지한다. 만약 알리페이가 이 물량을 장기 보유한다면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은 약 10.44%에 그치게 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핀테크 업종으로 묶이는데 향후 인덱스 펀드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몰린 것”이라며 “유통물량이 적은 데다 무엇보다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보다 낫다는 평가도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