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IPO 투자 개미들에 유튜버도 늘어
정보 오류에 주관사 직접 나서 IR 하기도
발행사 관리엔 긍정적…"모든 채널 관리"
'인플루언서 중심' 되지 않게 정정서 그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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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00페이지에 달하는 증권신고서를 읽는 개인투자자가 어디 있습니까. 보도자료로 도배돼 기사도 잘 안 찾아봅니다. 그러니 5분 안쪽에 공모주를 요약 설명 해주는 유투브로 몰려갑니다. '균등(청약)은 한다, 균등도 안들어간다'는 그들의 '개인적인 코멘트'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한 증권사 IPO 실무자)
개인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에 대거 나서며 유튜브에도 공모주 관련 콘텐츠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공모주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커지자, 일부 증권사들은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명회(IR)를 타진하거나 고려하는 모습까지 포착되고 있다.
공모주 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한 개인투자자들을 챙기는 차원이라는 평가와, 전문성이 없는 인플루언서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일부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유튜버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기관투자자 대상 IR 만큼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직접 대면해 공모에 나서는 발행사의 재무상태나 비전(Vision) 등을 설명하는 식이다.
일부 증권사들이 유튜버 대상 IR을 고려하는 이유는 개인투자자의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주가가 2배 이상으로 오르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차익을 얻고자 공모주 시장에 진입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었다.
자연스레 이들을 겨냥한 유튜브 콘텐츠도 늘었다. 심지어 공모주를 다루지 않았던 유튜버들도 콘텐츠 제작에 돌입하는 모양새였다. 포털에 'IPO 유튜버 추천'이라고 검색하면 유튜버 추천글이 쏟아진다. 유튜브에 직접 발행사의 이름을 검색하더라도 출처를 알 수 없는 다수의 분석 영상이 게시돼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모주 청약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늘 정확하지만은 않아 우려가 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공모주 분석 영상들 중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유튜버의 경우 정정요청을 하기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라며 "개인투자자들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을 텐데 우려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직접 유튜버들과 접촉해 잘못된 정보를 시정하는 점에 있어서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주관하는 발행사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을 다하는 차원으로 이뤄지고 있는 IR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채널(Channel)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발행사의 마케팅 포인트를 도달시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IPO 시장이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변모하진 않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인플루언서는 일종의 마케팅 주체가 되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그러하다. 유통업계는 이미 인플루언서 중심의 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가를 별도로 채용하거나 인플루언서광고 대행사와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인기'에 기대어 매출을 일으키는 방법이다. IPO 공모는 발행사의 인기에 성패가 좌우되면 안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IPO 공모의 흥행은 발행사의 재무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 등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정보창구인 유튜버들을 관리하는 것은 좋은 시도"라며 "그럼에도 인기에 좌우되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게끔, 정보 정정과 정확한 정보 제공 정도로 내용이 그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