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인수합병으로 IP 밸류체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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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르면 내년 상장 추진을 염두에 두고 각종 지적재산권(IP) 및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는 놓쳤지만, IP 밸류체인의 공고화를 통해 상장 전 기업가치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및 해외 상장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최근 멜론 합병이 마무리된 데다 각종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어 내년이 상장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내년 상장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라면 해외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통상 미국 상장을 위해서는 연말에 시작해서 이듬해 5월이나 6월에 마무리하는 것과 여름에 시작해 이듬해 1월이나 2월에 끝나는 사이클로 구분된다.
내년 상장 일정을 감안하면 지금쯤 외국계 증권사 위주로 주관사 선정 등의 본격적인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관사 자리를 따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멜론컴퍼니 합병을 계기로 카카오페이지(웹툰), 카카오M(연예 매니지먼트), 멜론컴퍼니(뮤직)을 아우르는 IP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을 세워뒀다.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및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통해 스토리 IP를 발굴, 이를 각각 영상과 케이팝(K-POP) 음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메타버스라는 또 하나의 IP 밸류체인을 확장한 데 따라 업계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최초로 가상 아이돌그룹을 선보인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는 없던 일이 됐지만, 그동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벌려둔 국내외 크고 작은 투자 사례들이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 손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해 해당 회사를 관계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향후 가상 걸그룹을 만들어 메타버스 세계관 구축에 시동을 걸 계획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아이돌 그룹을 출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아이돌의 독자층이 게임 유저들에 한정돼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가 실제 걸그룹 에스파의 버추얼(가상) 캐릭터를 만든 적은 있지만 온전한 가상 걸그룹 제작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최초 시도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을 앞둔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 디어유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측면”이라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상장을 앞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서는 기업가치 제고의 방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