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증시에 ELS 쿠폰 금리 상승 영향
물가 상승·금리 인상 압박에 리츠도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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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최근 금융사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안내하고 있는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고배당과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도 최근 주력 추천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6000억) 대비 4조원(12.6%)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 이전 동기와 대비했을 때는 약 75%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상환액도 4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2000억원) 대비 18조4000억원(76.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하자 2019년~2020년 상반기에 발행된 상품이 조기상환됐다. 이에 조기상환 금액(35조6000억원)은 코로나 이전과 근접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상환된 ELS의 93.5%가 이익상환 했으며, 손실상환은 2.7%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최근 한국 증시가 횡보세를 거듭하자 ELS의 쿠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ELS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3.1%를 기록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는 이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월 말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10월 초 3000선이 붕괴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은행 PB는 "한 달 전부터 쿠폰 금리 6%대 ELS까지 나왔다"며 "코스피 신고점을 돌파하기에는 경기의 동력도 약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만한 상품이 딱히 없다. 정기예금 금리가 1.5%로 낮다 보니 고객의 70%에게 ELS를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LS 주요 기초자산으로 꼽히는 홍콩 H지수가 회복세로 돌아선 점도 ELS의 추천 요인으로 꼽힌다. 홍콩 H지수는 지난 2월 17일 연중 최고점(1만2228.63포인트)까지 오른 후, 지속해서 하락 추세를 보이며 지난 6일에는 31% 가량 떨어져 연중 최저치(8412.7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25일(9322.08포인트)에 최저치 대비 10.81%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 잔액은 80조2000억원으로 2013년 말(63조2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글로벌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며 ELS 등의 조기 상환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PB는 "금감원의 우려와 달리 홍콩 H지수는 10월 초부터 반등하고 있으며, 낙인(knock-in; ELS 투자 시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조건)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며 "상환까지 기한이 충분히 남아있어, 조기 상환은 이뤄지지 않더라도 만기 내에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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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역시 최근 PB들이 많이 권유하는 상품군이다. 특히 증권사 PB들의 관심이 많다.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고배당과 높은 수익률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운용 중인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8.33%, 해산한 리츠까지 포함한 전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12.23%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한 6개 리츠는 상장 시점이 하반기에 몰려 정상적으로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올해부터 상장 리츠의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올라가며 리츠에 대한 투심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하반기에 대형 리츠가 연이어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기존의 국내 오피스 중심에서 벗어나 상업시설·인프라·호텔 등 기초자산이 다양해졌다.
한 증권사 PB는 "상장 예정 리츠는 5~6%대 배당수익률이 나와 주가가 횡보하더라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금성도 좋다"며 "주식은 오르기만 한다는 착각 속에서 지난 1년을 살았지만, 이제는 착각에서 벗어나 쉬어갈 타이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