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기금 설립 후 성수동에 VC들 클러스터 조성도
사회적기업 선정기준·정책의존성 관련 논란 생기며
출자 가담하던 일부 기관들 "내년부턴 임팩트 투자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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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 정부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정권 초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던 '임팩트 투자'는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 및 환경 등 문제 해결에 힘쓰는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2018년부터 정부로 부터 힘을 받아 시장이 조성됐다. 서울특별시 성수동에 벤처캐피탈(VC) 기업들이 모여 임팩트 투자에 적극 참여하거나 SK그룹과 같은 대기업이 출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 말기가 도래하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 임팩트 투자를 도입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 최혁진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흐지부지됐다는 지적이 많다. 정권에 따라 분위기가 변하는 문제점이 나타나며 관련 펀드에 출자는 지양하잔 분위기도 형성됐다.
임팩트 투자란 사회·환경적 영향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해 재무적 수익까지 창출해내는 투자를 말한다. 통상 국내에서는 곡물을 이용해 대체육을 만드는 기업이나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 등에 출자 사업이 진행돼 왔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관련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GIIN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전세계 1340개 이상의 임팩트 투자 기관이 502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금액과 투자건수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2013년 5000건 정도였던 투자건수는 5년 뒤 1만2000건가량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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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개념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18년 즈음이다. 당시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5년 내 3000억원 규모의 연대기금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법인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출범 배경이다.
당시 최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의 아이디어로 강력히 추진되며 사회적 기업 투자에 대한 소위 '붐'(Boom)이 일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식에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하는 등 정치인들의 관심도 상당했다.
성수동에는 임팩트 투자 취지에 공감하는 VC들이 모여들어 일종의 '클러스터'(Cluster)를 조성했다. 칼라일 출신인 제현주 대표의 옐로우독을 비롯해 크레비스파트너스, D3쥬빌리파트너스 등이 해당 클러스터에 포함돼 임팩트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옐로우독은 포털사이트 '다음'(Daum) 창업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출자한 하우스다. 이 전 대표의 반려견이 '황구'인 데서 따온 이름이라는 후문이다. SK그룹도 작은 규모로 해당 펀드 출자에 참여했다.
해당 VC들은 최근에도 투자를 집행 중이다. 다만 '사회적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해야하는가' 등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단 푸념도 나온다. 실제로 2019년 크레비스파트너스가 라임자산운용과 결성한 펀드의 자금으로 커피브랜드 '테라로사'(TERAROSA)를 보유한 ㈜학산에 투자하던 당시, '변절' 논란이 일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일면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임팩트 투자 관련해 은행들로 하여금 출자를 강제하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지만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며 몇백억원 수준으로 펀드가 만들어졌었다"라며 "최근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일종의 니치(Niche) 마켓으로 자리잡았다"라고 말했다.
정권 말기로 접어들며 임팩트 투자에 대한 열기는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한 국책은행도 내년부터는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별도의 출자사업을 꾸리는 것을 지양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부 정책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또한 임팩트 투자로 한정지을 경우 위탁운용사(GP) 풀(Pool)도 자연스레 적어지기 때문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회에 변화를 만드는 투자로 알려지긴 했는데 워낙 작은 시장이고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투자로 알려져있다"라며 "ESG의 초창기 모델이라 보면 되는데 ESG도 이슈된 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평이 많은 것처럼 임팩트 투자도 비슷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