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예상 기업가치 3兆…"공모가 낮출까" 고민도
갈등 빚는 FI들 만족할까…"2018년에 상장 마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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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보험주 주가는 되레 하락곡선을 그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보험사의 수익 확대에 직결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에겐 '호재'다. 그러나 내년 증시 부진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증가로 인해 향후 생명보험사의 실적이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교보생명보험(이하 교보생명)은 일단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선 동종업계의 실적 및 주가 추이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정해야한다. 적기인지와 더불어 풋옵션 행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책정된 기업가치에 만족할지 여부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린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금리가 인상됐다.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보험주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25일 종가 기준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의 주가는 모두 2.5%씩 하락했고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1.4%, 0.24%씩 주가가 하락했다. 다음날인 26일에도 4개사의 주가는 모두 최대 1%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업의 흐린 전망이 투심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주가 하락·금리 상승으로 보증준비금이 증가한 탓에 순이익이 줄었다. 3분기 기준 교보생명의 별도 분기순손실도 4억7000만원 규모로, 전년동기 흑자에서 적자전환한 모습이다.
실제로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증시에 상장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3곳이 내년 감익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금리형 상품만을 판매해 역마진이 다소 적은 미래에셋생명만 내년 증익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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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의 주가 부진은 교보생명 기업가치 산정에도 부정적인 이슈다.
교보생명 기업가치 산정에는 금융사 밸류 책정 방법론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PBR은 시가총액이 자본총계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가치지표다. 동종업계 기업인 삼성생명(PBR 0.29배), 한화생명(0.21배), 미래에셋생명(0.33배), 동양생명(0.37배)의 평균 PBR은 0.3배다. 이를 올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 자본총계 12조2670억원에 적용하면 예상 기업가치는 3조원가량이다.
교보생명도 공모가를 시장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도 고민 중이라는 전언이다. 두 차례 무산됐던 IPO를 흥행시키기 위해선 증시 분위기에 맞춰 공모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과거에 주관사로 선정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과 논의를 일부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수급 차원에서도 우려요소가 존재한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보험업종에 대한 관심도도 낮은 분위기여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 시기에도 은행이나 보험주들이 가질 못하고 있어 큰 관심이 없다"라며 "벤치마크지수(BM)가 있거나 배당주로만 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풋옵션 행사를 두고 장기간 소송을 이어오고 있는 FI들이 교보생명의 예상 기업가치 규모에 만족할지 여부는 관심사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00억원 규모로 매입한 바 있다.
늦어지는 IPO에 결국 풋옵션을 행사하려 어피너티컨소시움이 교보생명에 요구한 주당 가격을 총액으로 환산하면 2조원 수준이다. IPO 추진시 교보생명의 기업가치가 8조원은 돼야 24% 구주매출을 통해 목표한 수준의 투자 회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FI 사이에 공모가 대비 얼마 이하 내려가면 일부 이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도 있었다는데, 현재는 전혀 논의가 없는 상태다"라며 "IPO를 할 거면 기업가치 6조~7조원까지 거론됐던 2018년에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