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규모 LGES '신호탄' 이후 대어급 몰려
금리 인상에도 공모주 열기 막기에는 역부족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코스피는 역대 최대 IPO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내년에도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말 IPO를 추진 중인 LG에너지솔루션(LGES)을 시작으로 대어급 IPO 일정이 상반기에 연이어 몰려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가 재확산하며 BBIG 섹터의 복귀를 주목하고 있다.
내년 첫 대어급 공모주인 LGES 상장만으로 신기록을 달성한 올해 IPO 실적의 상당 부분이 채워지게 된다. LGES는 IPO로 최대 13조원을 조달할 전망이며, 기업가치를 최대 70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의 공모금액은 17조원, 신규상장 기업 공모시총은 87.2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 중 5개사가 올해 신규상장한 기업(크래프톤·카카오뱅크·SKIET·카카오페이·SK바이오사이언스)이 차지했다. LGES의 공모금액이 이들 5개사의 전체 공모금액(12조1300억원)보다 크다. 역대 최고였던 삼성생명 공모 규모(4조8881억원)보다도 2배 이상 웃돈다.
이외에도 상반기에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공모시총 10조)·카카오엔터테인먼트(15조)·카카오모빌리티(7조) 등이 운용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LGES와 내년 기대 공모주의 예상 공모시총만 합해도 올해 역대 기록을 뛰어넘는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대어급 IPO가 없고 일부 기업의 공모 철회 등으로 공모주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건 사실이나, 내년 초부터 LGES가 신호탄을 쏘며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것 같다"며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올해 공모주 시장을 이끈 BBIG 업종의 인기가 내년에도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쓱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쏘카 등 플랫폼 업종도 함께 떠오를 것이다"고 예측했다.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올해 역대급 IPO 열기를 기록한 건 코로나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증시로 흘러갔기 때문이란 평가다. 또한 경기 침체를 해결하려고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자 각국 증시가 활황을 보였다.
최근 금리 인상 및 코로나 변이 확산 등 매크로 환경 변화에도 공모주 열기는 계속 뜨거울 거란 분석이다.
지난 25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25bp 인상했다.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도 공모주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IET·카카오뱅크·크래프톤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늘어난 신용대출에 대해 은행권은 공모주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4월에 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이 16조2000억원까지 크게 늘었다가, 5월 청약자금이 상환되며 -1조6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확산된 지난달 말 이후로는 수요예측이나 청약을 진행한 공모주가 없었다. 다만 IPO 시장은 유통시장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1일 국내 증시가 크게 반등하며 한숨 돌린 분위기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을 위해 돈을 빌리더라도 대출 기간이 길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진 않는다"며 "균등배정 제도가 생기며 과거보다 금리 인상에 대한 공모주 영향은 더욱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