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자율성 부여된 은행, 연말 배당에 주목
배당총액 늘까?…"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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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연말이 다가오는 데다 증시가 하락하면서 고배당주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순익이 급감한 기저효과로, 올해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들의 순익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한 터라 고배당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배당성향이 큰 은행주도 배당성향을 높일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금 배당주 투자를 고민한다면 '연말 기준 배당액'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힌다. 보통 배당수익률은 연간으로 표시되는데, 분기ㆍ반기 배당을 했느냐에 따라 연말 배당액이 달라지는 까닭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금융주의 경우 배당성향 확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제가 사라지긴 했지만 배당을 얼마만큼 늘릴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지적이다.
12월에 접어들면서 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의 주가 추이는 상승세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삼성전자우(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 4.2%)와 KT&G(5.6%)가 그렇다. 삼성전자우는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이고 대표적인 연말배당주인 KT&G는 매년 말 5%대의 배당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우선주의 주가는 일주일 만에 10.9% 올랐고 KT&G도 4.6%가량 주가가 상승한 상태다.
은행주의 주가도 연말로 접어들면서 오르는 모습이다. 올해 분기별로 두 차례 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지주는 11월 말 3만4000원대를 기록하다 12월로 들어서면서 3만70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5.5%), 하나금융지주(9.5%), 우리금융지주(2.7%)의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주가 상승폭이 가장 큰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반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배당액이 올해에도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지금 1억원의 현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대표적인 배당주인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의외로 나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분기별로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연간 배당수익률은 4%가 넘었지만, 당장 지금 매수한다고 했을때 예상 배당액은 주당 360원에 불과하다. 1억원 투자시 51만원(세전)의 배당 수익을 내년 주주총회 후 수취할 수 있다.
반면 1년의 배당을 연말에 몰아서 하는 KT&G의 경우 쏠쏠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와 같은 주당 4800원의 배당을 올해에도 실시한다면, 1억원 투자 시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이 560만원(세전)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주가가 부진했던 데엔 관광객 감소로 홍삼의 판매가 부진한 것과 흡연 인구가 감소한 것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1년에 2번의 배당을 진행한다. 상반기 배당금만큼 하반기에도 배당을 실시한다면, 1억원을 지금 투자했을때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수익은 약 260만원(세전)이다.
금융지주의 경우 미묘한 상황이다. 올해 초 배당 제한으로 인해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분기 혹은 반기배당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연간 배당 규모를 확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기 배당을 진행한 KB금융의 경우, 상반기와 같은 배당액이 나온다는 가정 하에 1억원을 투자했을 때 130만원(세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개별 종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연말엔 평소보다 더 배당주가 주목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꺾인 데 대한 기저효과로 올해 순익이 증가한 기업이 여럿이다. 가령 2014년부터 연속으로 코스피200 지수를 구성했던 183개 종목은 2020년 순이익이 79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81조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배당성향 평균이 26.9%임을 감안하면 올해 51조원 가량의 배당이 가능할 것이라 추정이 가능한 셈이다.
올 하반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4분기 들어 일평균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은 25조원 수준으로 3분기(26.2조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4분기 코스피 지수가 2900선까지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개인자금의 증시 추가유입 강도도 약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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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배당성향이 크게 확대될 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순이익이 증가해도 이를 배당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1년 배당 총액 예상치는 29.91조원이다. 이는 작년보다 8.31% 낮은 수준이다. 순익 증가가 배당의 근간이 되는 잉여현금흐름(FCF)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특정 기업이 특별배당 계획이 없을 경우를 고려한 결론이다.
실제로 올해 순이익 추정치가 1조원 이상 증가한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그러하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지급한 특별배당을 올해도 진행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네이버의 순이익 증가는 자회사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Z홀딩스가 경영통합을 완료하면서 반영된, 현금의 유출입이 수반되지 않는 회계상 이익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배당 총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상승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순익이 증가한 만큼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지만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기업들은 증가한 이익을 토대로 적자를 보전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배당주의 매력이 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지주에 대한 배당제한 권고 조치가 완전히 풀린 건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요인으로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신한금융지주가 배당을 실시하고자 했으나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바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주는 그간 배당 늘리지 말라는 압박이 있어왔기에, 배당성향 제한이 풀렸다고 하더라도 배당성향 증가 여부는 두고볼 일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