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40만~50만원선, 기업가치 17조~20조원 책정
투자 조합 만기 앞둔 펀드 多, 손바뀜 활발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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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구주 매각이 계속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투자 펀드 만기를 앞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벤처캐피탈 보유 주식이다. 올 들어서만 몇 개월 만에 몸값이 2배 가까이 오르는 등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수직상승하는 가운데 만기를 앞둔 펀드들이 많아 주주 손바뀜은 활발할 전망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보유물량 일부를 매물로 출회, 추가 회수 시도에 나섰다. 일부 운용사들과 매각을 체결하거나 협상 진행 중이다. 최근 거래가는 주당 40만원에서 50만원 수준으로, 이에 기반한 두나무 기업가치는 17조~20조원 수준이다.
에이티넘의 투자회수는 투자조합이 만기를 맞은 데 따른 청산 차원이다. 에이티넘은 2014년에 결성한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통해 2017년 두나무 주주로 이름을 올렸는데, 해당 펀드의 만기 도래일은 내년 3월 11일이다.
에이티넘은 만기에 앞서 세 차례 이상 투자금을 회수했다. 올해 2월엔 DSC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 지분 0.3%를, 9월엔 알토스벤처스·하나금융투자·새한창업투자 등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매각 당시 책정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각각 1조5000억원과 10조원이었다.
최초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5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나무 몸값 상승곡선은 점차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최근 몸값 20조원을 돌파한 두나무 투자성과를 발판으로 에이티넘도 설립 이후 최대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를 주도한 김제욱 전무가 두나무 수익률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발령이 났다는 설명이다.
두나무 구주 물량 출회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에이티넘 이외에도 투자조합 만기를 앞둔 주주들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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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두나무 주주 구성이 빠르게 손바뀜을 겪고 있다. 초기 주주들은 대체로 펀드 만기를 앞뒀거나 지난해 말 이후로 이미 청산,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카카오벤처스가 운용한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펀드'가 최근 10년 만에 청산하면서 다날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바른손 등이 투자를 회수했다. 당시 투자금은 2억원으로, 주당가치가 40원에 불과했다. 대성창업투자의 '대성 세컨더리투자조합'도 지난해 10월 만기청산했다.
엑시트한 주주 물량들은 대체로 일부 운용사 및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들로 옮겨가고 있다. 대체로 민간 기관투자자(LP)들로부터 출자받은 투자조합들이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갤럭시자산운용 등 몇몇 운용사들이 두나무 구주만 매수하는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다만 펀드 존속기간이 대체로 1년으로 설정돼 있어 두나무 구주는 금방 또 풀릴 가능성이 크다.
비상장투자에 관심이 많은 초고액자산가(VVIP)들을 대상으로 한 셀다운(재매각)도 한창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두나무에 대한 투자 수요도 꽤 큰 것으로 전해진다. 예년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상당폭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두나무 주주 관계자는 "두나무의 20조원 몸값은 안정적 실적을 고려하면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두나무는 3분기에 2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추후 미국 증시에도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최소 5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책정받을 가능성이 커 개인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