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프렌즈' 인수한 IMM PE, 앵커PE도 관심
보험사들도 펫 산업 영위…성장성엔 의문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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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반려동물(이하 펫)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Petfam)족 증가로 국내 펫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업계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펫닥, 펫프렌즈 등 펫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펫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시됐다. 일부 생명보험사는 '사내벤처' 형식으로 이미 펫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미국만큼이나 국내의 펫 산업도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규모 자체가 다른 까닭에 미국 펫 시장 현황을 국내 산업 성장 전망의 근거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PE들의 펫 산업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여러차례 이뤄졌다. 올해 중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게 인수된 반려동물용품 온라인 플랫폼 '펫프렌즈'가 대표적이다. IMM PE은 GS홈쇼핑과 함께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의 지분 일부와 기존 벤처캐피탈(VC) 보유 지분 등 구주를 매입한 뒤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최근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인 '펫닥' 인수를 추진한다.
일부 대기업들도 펫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아이디어 개발부터 시작해 함께 회사를 설립, 스타트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함께 운영해 도움을 주는 회사인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를 주로 통한다. 특히 보험사들이 펫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큰 상태로,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컴퍼니빌더를 통해 펫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펫사업은 보험과 연관이 되기 때문에 국내 펫 관련 스타트업들은 국내 보험사들과 인연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요새 대기업들이 조금씩 펫 사업을 시작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펫 관련 펀드가 출시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KB 글로벌 반려행복펫케어 펀드'를 출시했다. 펫 식품 전문기업인 네슬레 퓨리나(Nestlé Purina), 펫 의약품 및 백신 생산업체인 조에티스(Zoetis), 펫 쇼핑몰 츄이(Chewy) 등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대체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반려동물의 사료 소비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수익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기대, 펫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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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펫 시장은 커지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2009년 9000억원에서 2015년 1조9000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배가량 증가한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펫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시장 또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국내 펫 시장이 미국의 시장만큼 커지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다.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관련 제도의 미비로 사업을 영위하기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보험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펫 보험이 국내에서 보편화되긴 어렵다는 평가다. 미국 펫보험 시장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지만 국내는 소수의 손해보험사만 펫보험에 진출한 상태다. 그 손해보험사들 마저도 '보험금 청구가 들어오면 진료 내역을 확인해야 하는데 협조를 받기가 어려워 보험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토로한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펫보험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해외와 상황이 너무 다른 점은 부담"이라며 "해외는 특수보험업 전문 인터넷보험사들이 많은 것이 인허가과정이 많이 복잡하지 않은 덕택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펫 관련 스타트업들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가 늘지 않아도 수요가 꾸준히 나오는 펫 용품 플랫폼인 펫프렌즈가 그나마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평가다. 펫프렌즈가 벤치마킹한 미국 반려동물 이커머스 1위 츄이의 시가총액은 29조3700억원가량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펫 산업 자체가 통계적으로 검증이 가능하고 안정화될 수 있는 사업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펫 산업의 호황이 언제까지 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