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가 매출 견인…일각선 "하이브도 그랬다"
중소형 엔터사들 펀딩 나서…하이브 영광 재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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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브레이브걸스 소속사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이하 브레이브엔터)와 선미 등이 소속된 어비스컴퍼니(이하 어비스) 등 중소형 엔터사들이 속속 프리IPO(상장전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엔터사들은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전같으면 투자 집행이 어려운 구조지만, 방탄소년단(BTS) 하나로 성공적인 상장을 일구어낸 하이브의 전례가 있어 고민만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은 기업가치를 얼마로 보느냐가 투자 집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레이브엔터와 어비스컴퍼니 등 중소형 엔터사들이 프리IPO를 추진하고 있다.
브레이브엔터가 시장에서 인정받길 원하는 기업가치는 최대 15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2014년쯤 아티스트 발굴에 부진을 겪던 브레이브엔터가 45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당시 기업가치는 200~25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6년 만에 6배 이상이 오른 셈이다. 어비스컴퍼니 역시 이번 투자유치에서 프리밸류(Pre-money Value)로 700~800억원 정도가 거론되는 중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특히 브레이브엔터의 경우, 하이브의 성장성 입증과 브레이브걸스의 흥행을 기회로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꽤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며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한 브레이브걸스에 힘입어 브레이브엔터의 지난해 실적 역시 급성장했을 거란 분석이다. 어비스 역시 선미, 산다라박 등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그룹에서 커리어를 쌓고 최근 개인 활동으로 전향한 아티스트들을 보유 중이다.
고민의 핵심은 결국 기업가치와 실적전망이다. 이들 아티스트의 흥행을 올해 만의 단기적인 이슈로 보느냐, 앞으로도 이어질 추세의 시작으로 보느냐가 다소 갈리는 분위기다.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편중도 역시 이슈다. 하이브의 상장 성공 이후 '신성장동력'이 될 후속 아티스트를 배출할 수 있느냐, 주력 아티스트로 시장 확장을 노리느냐에 대한 시각도 나뉘고 있다.
상장 전까지만 해도 하이브는 중소형 엔터사로 분류됐지만 상장 이후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최근 14조5000억원대에 형성됐다. 대형 엔터사로 꼽히는 에스엠(1조7900억원), JYP엔터(1조7800억원)와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 됐다.
상장 추진 당시, 하이브도 BTS라는 하나의 그룹이 벌어들인 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이에 더해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BTS 멤버들의 '입영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상장 이후 하이브의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 이로 인해 "중소형 엔터사는 업사이드가 크다", "잘 만든 아티스트, 열 가수 안 부럽다"라는 논리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하이브에 초기투자해 수익을 크게 벌어들인 투자자들이 주로 하이브의 영광을 재연할 것을 기대하며 중소형 엔터사 투자를 고민 중이다"라며 "비록 중소형 엔터사가, 아티스트 한 팀만 가지고 수익을 크게 낸 하이브의 양상과 비슷하다고 주장할지라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일단 현 시점에선 투자에 흥미는 크지만, 언급되고 있는 가치가 다소 비싸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의 밸류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라며 "이에 심사역들도 각 벤처기업들이 바라는 밸류가 적정한지를 살피는 상황인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중소형 엔터사의 밸류는 다소 높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브레이브엔터는 2020년 보이그룹 다크비(DKB)를 론칭했다. 데뷔 후 미니앨범을 시작으로 정규 1집까지 발매했고, 지난해 첫번째 싱글앨범을 내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어비스는 'e스포츠'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먼저 보유한 e스포츠 팀 'DWG기아'를 엔터사업에 활용하고 디지털 종합 마케팅기업 FSN과의 협업을 통해 NFT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VC 심사역들에게 기업을 소개할 땐 사양산업과 관련된 키워드를 빼는 편이라 밸류의 적정성을 심사해야 할 심사역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옥석가리기를 해야할 책임감이 커진 것인데 과거 경험만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해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