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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매파적 입장을 보였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긴축(타이트닝·QT)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국채 금리 급등세도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 모두 1% 넘게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5.10(1.54%) 오른 2972.4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1.41(2.21%) 상승한 991.33으로 장을 마쳤다.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발언을 하면서 국내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연속 매도 우위를 유지하던 기관도 순매수로 전환했다. 금일 기관은 코스피에서 529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3779억원을 순매수했는데 2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나섰단 분석이다.
12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연준이 가파르게 양적 긴축을 진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이 출렁였다. 당초 테이퍼링과 양적 긴축 사이에 여유를 둘 것이라고 예상됐는데 의사록 공개 이후 타이트닝이 생각보다 이른 상반기에 진행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진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에선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골드만 등 다수 금융사들은 연준이 올해 4회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3월 금리인상, 6월 긴축이 시작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도 이런 불안감이 선방영됐다.
그러나 지난 11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의장이 상원금융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서 "긴 여정"이라며 양적 긴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긴축 일정에 대해선 올해 말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해선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경제가 오미크론 변이와 통화 긴축을 견딜 수 있을만큼의 경제체력이 강력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장초반까지 부진했던 뉴욕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0.51%,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92%, 나스닥지수는 1.41% 급등했다.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등 금리 인상에 약세를 보였던 성장주가 상승했다.
국내 증시도 최근 약세를 보였던 성장주 중심으로 강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선 연초부터 급락세가 이어진 카카오는 2.32% 반등했고 NAVER, 엔씨소프트도 각각 3.13%, 1.99% 상승했다. 코스닥에선 업종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IT부품, 제약·바이오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국내 증시의 분위기 반전이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기업이익 전망이 하향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시황담당 연구원은 "경기불확실성은 커지는 가운데 통화정책은 매파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이다"라며 "현재상황을 보면 경기와 통화정책간의 엇갈린 흐름이 지속되고 둘 간의 간극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입력 2022.01.12 16:05
파월 "긴 여정될 것"…양적긴축 속도조절 시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1월 12일 16:0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