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른다고 금융지주 투자 적기일까?...비은행ㆍ배당 영향 더 크다
입력 2022.01.19 07:00
    배당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융지주 투자 난색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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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뚜렷해 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국내 주요 은행금융지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선 금융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지주 주가가 상승세이긴 하지만 미국처럼 큰 폭의 상승이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비은행부문 수익성에 대한 우려 및 주주환원 정책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 새해 들어 미국 증시의 주인공 중 하나는 그간 소외받았던 금융주였다. S&P500 금융주는 1월 첫 한 주간 5.4%나 올랐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수치로, S&P500 지수 상승률은 1.9%에 그친 것과 대비됐다.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국내 금융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2번의 금융통화위원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며 강력한 매파적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은 순이자마진(NIM)에 의존하는 은행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은행 자산 비중이 70%를 넘는 금융지주에도 호재다. 

      다만 시장은 현재의 상황을 단순하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당장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단행된 14일에도 주요 금융주는 많게는 2%대 하락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상승세도 제한적일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권에 충격을 준 홍콩계 증권사 CLSA의 레포트가 대표적이다. CLSA는 국내 금융주의 목표주가를 이전 제시 가격보다 낮춰잡았다. KB금융은 10%, 하나금융은 15% 하향 조정했으며, 신한금융은 이전 제시가격보다 무려 20%나 낮춰잡았다. 

    • 목표주가를 하향한 원인은 주가수익비율(PER) 재산출에 따른 것이다. 특히 비은행부문의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CLSA는 비은행부문의 실적 저하 우려로 KB금융 PER을 6.5배에서 6배, 신한금융은 6.5배에서 5배, 하나금융은 6배에서 5배로 조정하기로 했다.

      CLSA는 “지난해 금리 인상에 힘입어 올해도 NIM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비은행 금융회사들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비은행 부문은 작년과 비교해 시장 거래량 감소,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보험료 인상 불확실성 요인 등이 남아있다. 실적 둔화 우려를 감안해 PER 목표 배수를 낮췄다”라고 말했다. 

      이중에서도 신한금융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평가가 특히 냉정하는 지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레포트에서 신한금융에 적용하는 PBR과 자기자본이익율(ROE) 예상치를 KB금융 대비 낮게 제시했다.

      CS는 해당 보고서에서 "신한금융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실적 저하 우려와 라임펀드 사태로 기소되면서 잠재적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며 "여기에 최근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자산 가치가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한금융에 대한 주주들의 실망감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2019년, 2020년 중순에 주주들이 납득하기 힘든 유상증자(약 12%를 IMM, 베어링, 어피너티에 신주발행)을 저가에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증자 이후의 주주들이 냉담해진 평가가 여전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히 주주들이 거버넌스에 대한 불만감을 갖고 있다"라며 "명분 없는 증자와 이후의 인사에 대해서 납득하기 힘들어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공히 4대 금융지주에 배팅하기 힘든 요인이다. 이건 비단 신한금융지주뿐 아니라 국내 4대 금융지주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다. 연속성 있고, 구체적인 배당계획이 없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들이 환호할만한 주주환원 정책이 부재하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이 바라는 바는 미국의 JP모건, 국내에선 메리츠금융지주가 잘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은 코로나 사태에도 배당금을 줄이지 않고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고, 회사의 이익이 남으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작년 초 만원 하던 주식이 현재 5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에 있어서 주목할 점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주가 상승랠리를 이어온 점이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에 맞춰서 대응함으로써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 냈다. 4대 금융지주들도 참고해볼만한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가장 효과있다라는 것은 이미 글로벌은행 등을 통해서 확인된 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