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425억' 추가수익…성과수수료 382억 배분 권한도
그 외 證도 연초부터 실적↑…목표치 상향에 부담 여전
RFP도 못 받은 NH證도 주목…"내부적으론 채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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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증권이 자비로 여의도역을 'LG에너지솔루션' 광고로 도배한 이유가 있었네요. 광고비 집행하고도 수백억원을 남겼네." (한 중소형 증권사 IPO 담당 실무자)
역대급 기업공개(IPO) 대어(大魚)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거래 단 한 건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중견 증권사 1년 순이익 규모인 2100억여원에 달한다.
이 중 인수수수료는 900억원 남짓이다. 나머지는 전부 '가욋 수입'이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납입받은 114조원가량의 증거금을 단기 운용해 얻을 이자수익,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수취한 청약수수료 수익, 기관들로부터 받은 청약수수료, 실권주에 대한 인수수수료, 그리고 성과수수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업계 관심은 '성과수수료 분배'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해당 성과수수료는 발행사의 재량에 따라 인수수수료 외에 지급되는 성과보수로, 최대 공모 규모의 0.3%, 382억원까지 지급하도록 돼있다. 분배를 둘러싸고 주관사단 사이 알력도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113조9700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증거금 이전 최고액(80조9017억원)이 몰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 기록을 훌쩍 넘은 수준으로, IPO 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에 몰린 유례없는 관심에 주관 및 인수단에 포함된 증권사들은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표주관사로 KB증권, 모간스탠리를, 공동주관사로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선정했다. 인수사는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4곳이다.
단순 계산시, LG에너지솔루션 주관 및 인수단이 벌어들인 추가수익은 최대 21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425억원 규모의 추가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게 된다. 초과수익 항목으로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증거금을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운용해 벌어들일 수익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수취한 청약수수료 ▲인수수수료 ▲성과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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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당 증권사들은 증거금 운용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은 통상 공모 청약으로 모은 청약증거금을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운용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초단기 금리 '레포(Repo)'가 1.52%가량(1일물 기준)에서 형성돼 있다.
레포 금리 기준 114조원의 청약증거금을 이틀간 운용할 경우 국내 주관 및 인수단에 포함된 증권사들은 총 95억원의 운용수익을 얻게 된다. 증거금만 51조원가량 몰린 KB증권은 42억원의 운용수익을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청약수수료도 수취했다. 청약수수료는 2020년부터 'IPO 불장'이 지속되며 어느새 거부감 없이 정착됐다는 지적이다. KB증권이 건당 1500원,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건당 2000원을 받았다.
일반청약자 청약건수가 440만건에 달한만큼, 청약수수료 수익만 59억원으로 집계된다. 웬만한 코스닥 IPO 20건의 인수수수료 총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210만명이 넘게 청약한 KB증권은 약 32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기대된다.
개인에게 받는 청약수수료는 약과다. 이번 거래에서 주관사단은 기관들로부터 청약을 받으며 1%의 청약수수료를 부과했다. 기관배정분 7조원에서 얻을 수 있는 기관 청약수수료 규모만 700억원이다. 배정 비율을 고려했을때, 국내 인수단과 외국계 인수단이 각각 절반씩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 증권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인수수수료도 받는다. 공모가 30만원 기준,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196억원,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98억원씩 받는다. 인수단에 포함된 증권사들은 9억씩 인수수수료를 올렸다.
보따리가 하나 더 남았다. 증권가의 남은 관심은 '성과수수료'로 옮겨진다. LG에너지솔루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거래 성과에 따라 발행사가 인수단에 공모 규모의 최대 0.3%까지 성과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 총 382억원 규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의 사례로 미루어 볼 때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모간스탠리가 대부분을 수취하고, 공동주관사에는 일부만 배분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워낙 액수가 큰만큼 공동주관사단도 권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에 '전부 또는 일부에게 차등하여 지급'이라고 적혀있는만큼 배분 주체인 KB증권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주관 및 인수를 담당한 증권사들은 한 해 실적 목표치를 달성했다'라는 평이 나온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ECM 리그테이블에서 각각 1조1934억원, 6699억원의 주관규모 성과를 올린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인수금액으로만 1조4025억원씩 주관규모를 연초부터 미리 채우게 됐다.
다만 매년 이어지는 IPO 시장 호황에 각 증권사마다 실적 목표치를 상향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으로 실적을 미리 크게 쌓아뒀더라도 실적 압박은 지속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인수단이 역대급 돈방석에 앉게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다시금 NH투자증권의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관사를 선정하던 당시 NH투자증권이 입찰제안요청서(RFP)조차 받지 못한 데 업계에선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당시 증권가엔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LG화학의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서한 발송을 검토할 것이란 계획이 일파만파 퍼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덕에 여러 증권사가 수수료 잔치를 벌였는데 반대급부로 제안서조차 받지 못한 NH투자증권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KB증권이 이런 분위기를 발판 삼아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인데 NH투자증권도 분위기 반전을 위해 단단히 채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