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은 車 반도체 수급난 탓에 전망치 하회
SUV·제네시스發 믹스 개선 지속…주가는 1.27%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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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에도 2021년 연간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비중이 늘어나며 믹스 개선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덕이다. 그러나 실적 성장세에 비해 주가는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현대차는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17조6106억원, 영업이익이 6조678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보다 13.1%, 178.9% 개선됐다.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다소 밑돌았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7년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환율변동 및 코로나 확산, 부품 수급난 등 불확실성 속에서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회복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약 389만1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4분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판매량이 줄어들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기저효과 및 신차 출시 영향으로 판매 성장을 이뤘다. 전체 차량 판매에서 SUV와 제네시스 비중은 2020년 대비 각각 3.9%포인트, 1.7%포인트 늘어난 47.3%, 5.1%를 기록했다.
판매 믹스에서 SUV와 제네시스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매출액과 영업익 확대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는 연간 실적에서 믹스 개선으로 인한 효과가 매출액 기준 약 9조3000억원, 영업익 기준 약 1조8530억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률도 5.7%를 기록하며 수년 만에 5%대 수익성을 회복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22년 7%대 영업이익률 목표를 제시했다가 이듬해 5.5%로 낮춰잡은 바 있다. 2020년엔 조 단위 품질비를 반영하며 영업이익률이 2.7%로 떨어졌지만, 올해 5.7%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를 조기 달성하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수익성 목표를 5.5%에서 6.5%로 비교적 넓게 제시했다.
지난해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42만2000대를 기록했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출시로 14만1000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친환경차 판매 목표는 전년보다 33.8% 증가한 56만4000대로, 이 중 22만대는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쯤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일보다 1.27% 하락한 19만45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금리 인상 우려 등 악재로 2.56% 하락한 것에 비해 선방했지만, 지난해 연간기준 성과에 비해 주가가 비교적 잠잠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