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부문 연결 손실과 비슷했던 건설기계 호실적
오일뱅크 1조원대 영업이익이 지주사 영업이익 갈음
오일뱅크 IPO 등 옥상옥 심화 전망…주주환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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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1조원 규모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준수한 실적을 냈지만 조 단위 적자를 낸 한국조선해양도 비슷한 규모 지분법 손실을 안겼다. 사실상 현대오일뱅크의 1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지주사 영업이익을 갈음했다.
7일 현대중공업지주는 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8조1587억원, 영업이익이 1조85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48.9%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건설기계 사업의 호실적은 조선 사업의 적자 영향 대부분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과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1818억원, 1130억원이다. 8월 이후 연결 대상에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73억원이 반영됐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기계 사업 전반이 호실적을 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38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조선 계열사 전반이 임금체계 개편에 따라 인건비를 올리고 충당금을 쌓으며 전년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현대중공업지주에 반영된 지분법 손실은 약 2989억원으로 건설기계 사업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실적이 현대중공업지주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및 제품 크랙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해 1조14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이라기엔 이익 대부분이 현대오일뱅크에서 발생했다.
시장은 기존 주력인 조선 사업에서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조선 사업 실적 개선까지는 수년이 남아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기여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연내 기업공개(IPO) 추진을 예정하고 있어 옥상옥 구조는 한층 더 심화할 전망이다.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중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이르면 상반기 중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건설기계 계열사 역시 수년내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날 실적 발표회에선 현대오일뱅크 상장 이후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현대중공업지주는 "2024년까지는 당기손익의 70%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 현재 정책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