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위축되면 PF-ABCP 위축 불가피
증권사 부동산PF부서 올해 실적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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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주택 거래량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감소하고 거래가 둔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증권사 부동산 PF담당 부서의 한숨도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줄면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발행 등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침체 국면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적 거래는 감소하는 추세고 미분양 주택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달보다 19.9% 감소한 5만3774건으로 집계됐다. 2008년 기록한 4만건 이후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작년 10월 이후 미분양 주택은 3개월 연속 늘어나 지난 12월엔 전달 대비 15.7% 늘어난 1만7710가구를 기록했다.
당분간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주택 경기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개인별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된 가운데 미국이 테이퍼링 이후 금리를 4회 이상 올릴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추가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부동산 시장의 참가자의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거래 냉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의 공급 확대, 심리 진정, 금리 추이, 글로벌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장 하향 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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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하락으로 PF-ABCP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 부동산PF에 대한 영향도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금리 상승으로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심리가 강한 가운데 부동산 주택 경기가 하락세일 경우 단기 PF-ABCP등 CP(기업어음)시장부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엔 건설사가 시공과 금융 조달의 역할을 상당 부분 도맡았다면 증권사가 투자자로 분담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금융권의 부동산PF에 대한 신용공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19일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부동산PF 신용공여 규모는 20조4027억원으로 2014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각 사별로는 삼성증권의 부동산PF 신용공여 잔고가 2조975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메리츠증권이 2조4965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조8644억원, KB증권이 1조3894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KB증권 정대호 연구원은 "건설사는 (-) 순차입금을 보유하는 등 직접적인 우발부채의 확정부채 과정에서 신용공여 기관(증권사)의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PF ABCP위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코로나19 유행 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증권사 PF사업에 불리한 영업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시 부진으로 IB(투자은행) 부문의 중요성이 대두됐는데 이중에서도 부동산PF가 알짜 수익원으로 꼽혀왔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발부채 규모를 약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가량 늘렸고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약 5400억원에서 6200억원 증가채무 보증 규모가 증가했다.
한 증권 담당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가 겹겹이 쌓인 가운데 증권사PF들은 셀다운 경쟁을 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가 끝물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고 마진은 줄어들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