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확대되며 은행주 1분기 실적 긍정적 전망
문제는 지정학적 위기로 금리인상 속도 더딜 것이란 관측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되면 은행주 주가에 중장기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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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예대마진 확대에도 불구, 금융주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매크로 환경이 급변하면서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당분간 금융주 향방은 안갯속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은 전거래일보다 1.54% 하락한 5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 고점 대비 13%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신한지주(-0.81%), 하나금융지주(-1.06%), 우리금융지주(-1.41%)도 하락세였다. 기준금리 인상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금융주들이 올 초 상승분을 대거 반납한 모습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며 금융주들의 1분기 실적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에서 은행주 이자이익은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은행권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4%로 전월대비 3bp(bp=0.01%) 상승했다. 신규 대출금리와 신규 저축성수신금리와의 차이는 전월대비 25bp 확대됐다. 은행업종은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이 확대되며 실적이 좋아진다.
지정학적 위기로 금융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전쟁' 변수로 인해 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상 옹호론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3월 FOMC회의에서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컷'보다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명확해, 민첩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면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놓은 상황이다. 올 초 연준이 매파적 금리 인상 행보를 예고하며 금년 금리인상이 7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이에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 위기에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긴축 속도 조절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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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은행주 주가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결국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워 장기적으로 금리 방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0년대를 보면 가파른 물가상승은 은행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경험이 있다"라며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상회하고 생산자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공급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확대된 경우 은행주는 시차를 두고 조정 받는 양상이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채권수익률(금리)이 하락하는 것도 은행에는 악재다. 안전자산인 채권에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금리 하락)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5bp 하락한 2.187%에 장을 마감했다. 3년물이 2.1%대까지 떨어진 건 지난달 4일 이후 한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