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이원덕 투톱
예상대로 이사진 선임안 대거 통과
의결권 자문사 권고는 '참고'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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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대 대형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 보수 책정 등 일부 안건에 반대를 했음에도 대부분 원안대로 무난히 가결됐다.
올해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서 이사진 선임안을 무더기로 반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다만 경영적 대안을 내놓지 않는 ISS의 권고는 참고 역할 정도만 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다.
25일 하나금융지주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함영주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와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로 사법리스크가 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를 권고하면서다. 이날 열린 주총에선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김홍진 등 5명 사외이사 후보들의 선임 건 등 모든 안건이 가결됐다.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관심사였다. 통과될 경우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과 투톱체제를 꾸리게 되기 때문이다. ISS는 DLF 사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은 손태승 회장의 과거 사법리스크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며 이원덕 은행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에 대거 반대하기도 했다. 다만 이원덕 은행장은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어 비상임이사로 무난히 선임됐다.
국민연금이 반대했던 우리금융의 새 사외이사 후보도 선임이 확정됐다. 국민연금은 법무법인 세종 소속 송수영 변호사의 선임 건을 두고 "중요한 지분·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의 상근 임직원에 해당하다"라며 이해관계 상충을 근거로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우리금융 지주 전환 후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원덕 은행장과 같은 이유로 ISS의 반대 의견을 받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도 대거 연임됐다. ISS는 신한금융 기존 사외이사인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윤재원, 이윤재, 진현덕, 허용학 등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됐던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선임이 확정됐다. 이로써 신한금융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가 두 명으로 늘었다.
KB금융지주의 주총 관전 포인트는 노조가 추천한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느냐였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8년 3월 주총부터 노조 추천 이사를 통과시키기 위해 매년 도전하고 있다. 다만 주주들의 표를 얻지 못해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주총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은 5.6%의 찬성표만을 획득해 부결됐다. 이외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비롯해 사외이사 선임안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결의됐다.
당초 예상대로 금융지주들의 주총이 무난히 지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2년간 국민연금과 ISS가 자주 이사 선임안에 반대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총을 무난히 통과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경영 공백에 대한 대안도 없기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선 반대할 이유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금융지주들이 한목소리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주총에서 신한금융은 작년 KB금융에 이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고 우리금융은 중간배당 관련 기준일을 명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분기 배당 정례화에 관한 안건은 없었으나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