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KT의 미디어 사업 성장 원년으로"
skyTV 리론칭·오리지널 라인업 등 발표해
CJ ENM과의 협업 등 확장 계획 지켜봐야
-
- 이미지 크게보기
- (사진=인베스트조선)
KT가 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해 2025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를 KT그룹의 미디어 및 콘텐츠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겠단 포부다. 대대적인 콘텐츠 물량 공세도 예고하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는 콘텐츠 업계에서 'KT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KT그룹은 7일 잠실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에서 ‘KT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그룹의 콘텐츠 및 미디어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KT그룹의 콘텐츠 사업을 맡고 있는 KT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라인업부터 skyTV의 채널 리론칭(Relaunching)을 중심으로 한 KT그룹 콘텐츠 사업 성장전략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KT Customer 부문장 강국현 사장, KT 스튜디오지니 김철연 대표, sky TV 윤용필 대표 등 그룹의 미디어 관련 주요 임원들이 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청사진을 설명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KT그룹의 ‘미디어 밸류체인’ 본격 가동을 알리는 차원에서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KT측은 “IPO(기업공개)를 포함해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각 그룹사의 동반 성장은 물론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 및 매출 증대 효과,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1년 3조6000억원 수준의 그룹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원 수준으로 30% 더 끌어올리고 명실공히 국내 1위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SkyTV는 미디어지니와 함께 양사의 핵심 채널을 ‘ENA(Entertainment+DNA)’ 패밀리 채널로 리론칭할 계획이다. skyTV는 향후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skyTV 윤용필 대표는 “skyTV는 지난해 KT그룹으로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와의 시너지를 통해 ENA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KT그룹의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 편성을 대폭 확대해 2025년까지 1조원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글로벌 IP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3월 그룹의 콘텐츠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한 이후 꾸준한 투자 및 구조 정리에 나선 바 있다. 국내 1위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를 인수해 원천 IP 확보 강화에 나섰고, 국내 디지털방송 솔루션 기업인 알티미디어도 인수하는 등 콘텐츠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HCN과 미디어지니 인수를 통해 기존 skyTV 7개 채널에 5개 채널을 추가하며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역량도 강화했다.
이외에도 KT는 OTT 시즌(seezn)을 분사해 케이티시즌,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를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재편하고 외부 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등 ‘원천IP-콘텐츠 기획 및 제작-플랫폼-유통’의 미디어 밸류체인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달에는 CJ ENM과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측에 SI(전략적투자자)로서 1000억원을 투자하고, 양사가 콘텐츠 공동제작과 음원사업 협력 등 다양한 측면의 협력관계를 만들어가겠단 계획이다.
KT그룹이 콘텐츠 전략 관련 오프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해 3월 KT가 스튜디오지니를 독립시키고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략’ 행사를 연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기자간담회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거리두기가 엄격했던 시기라 소수의 기자들만 현장 참석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던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70여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참석하는 등 대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간담회에서는 구현모 KT 대표가 직접 참석해 발표를 했음에도 콘텐츠 라인업이나 협업 대상에 대한 두루뭉술한 답변만 이어져 시장에서는 “KT의 콘텐츠 그림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KT측은 2024년까지의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과 더불어 skyTV 오리지널 예능 라인업 등을 발표하며 1년 전에 비해서는 좀 더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일부 프로젝트는 관련해서는 설명이 부족했다. CJ ENM와의 협업 방안과 관련한 질문이 다수 나왔지만 “구체적인 안은 결정된 바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해까지도 가능성을 일축하던 스카이라이프TV(KT스카이라이브 자회사)의 상장 추진 가능성도 최근 KT측이 처음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간담회에서 상장 추진과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콘텐츠 라인업이 구체화된 점을 제외하고는 "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하고 강화하겠다"는 1년 전의 콘텐츠 전략에 크게 더해진 내용은 없었다는 평이다.
KT측이 2025년까지 ‘5조원 수준 미디어 매출 달성’, ‘skyTV 1조원 가치 달성’ 등 ‘숫자’가 더해진 포부를 밝혔지만 시장의 공감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달 KT는 CJ ENM 측으로부터 1000억원 투자를 받으면서 KT스튜디오지니가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으나 투자자인 CJ측은 기업가치 산정(밸류에이션) 차원의 투자는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KT Customer부문장 강국현 사장은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처럼 강력한 콘텐츠 사업 인프라를 보유한 사업자는 KT가 국내 유일하다고 자부한다”며,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