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관심은 '수익성'…LG엔솔 6%·첨단소재 9.8%
원자재 가격 판가 연동 및 장기 계약 등 대응 전략
중장기 자신감 비쳤지만…2분기 이후 궁금증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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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기 상장사로서 첫 실적 시즌을 맞이했으나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양사의 배터리 사업 성적표에 집중된다. 공급망 혼란에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까지 양사 배터리 사업 수익성 우려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모두 호실적을 내놨지만 배터리셀·소재사업 수익성에 대한 시장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27일 오전 LG엔솔은 1분기 매출액이 4조3420억원, 영업이익이 259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오후 들어 LG화학은 LG엔솔을 제외한 1분기 매출액이 7조8910억원, 영업이익이 81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방 시장인 전기차 산업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 및 공급망 혼란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사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놨다.
이날 양사 실적 발표회(IR)는 참석한 기관투자가들의 배터리 사업 수익성 관련 질문과 이에 대한 양사의 대응 방안이 주를 이뤘다.
앞서 LG엔솔 상장을 전후해 양사는 배터리셀과 소재 사업에서 각각 두 자릿수 수익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LG엔솔은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으로 치솟으며 반도체 산업 수익성과의 비교가 가시화했고, LG화학은 배터리 독립 이후 성장성 증명이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표 직후 원재료·설비투자·제조 비용이 치솟으며 배터리 산업 전반이 수익성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6%의 영업이익률을,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은 1분기 9.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선방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들은 ▲연초 제시한 수익성 계획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부터 ▲각 사업의 분쟁·봉쇄 지역 노출 정도 ▲추가적인 주주 환원 계획까지 질문을 쏟아냈다.
양사 모두 큰 틀에서는 장기 공급계약과 고객사 가격 전가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LG엔솔은 "숫자가 인격이고 생명"이라며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불가하면 수주 물량을 포기하고 있다. 어렵지만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LG화학 배터리 소재 사업에선 원재료 가격 급등을 판매 가격에 연동할 경우 사실상 부담을 자회사에 전가하는 모양새가 된다. 1분기 첨단소재 전체 수익성이 약 10%까지 치솟았는데, 고부가가치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 제품 판매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날 IR에선 1분기 기록한 10%에 가까운 수익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됐다. LG화학이 아직까지 자회사 외 유의미한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가격 전가 대상이 결국은 LG엔솔이란 얘기이기 때문이다.
LG화학 측은 내년 또는 내년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배터리사를 고객사로 맞이할 수 있을 전망이며, 중장기적으로는 1분기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부문의 성장성·수익성 증명에 대한 압박은 점점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LG엔솔의 성공적 상장에도 LG화학 주가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월 배터리 독립 이후 첨단소재 외에도 신약과 친환경 소재 등 신성장 동력을 제시하긴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배터리 사업 수익성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2.53% 하락한 46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020년 7월, 분사 이전 전지사업부(LG엔솔)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며 주가가 폭등하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LG화학은 이날 지난 2020년 발표한 배당성향 30% 공약 외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석유화학 산업 내에서 생존이 달린 여러 위협이 있고,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많은 상황이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당분간은 전지소재를 포함한 3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에 집중해 이를 통해 더 큰 폭의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해 주주 가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원재료 가격이 구조적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전방 시장인 전기차 업체에서도 비용 증가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결국 2분기 이후에도 양사 배터리 사업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