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파이낸싱 경우 배당수익률 저하 불가피 관측
신한리츠, 결국 유상증자 통해 고이자 대출 상환
한화리츠, 연내 상장 유력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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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차입금이 만기가 다가오고 자산 편입을 앞두고 있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배당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상장을 준비하던 리츠 AMC도 관망세에 돌입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 우량기업의 3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는 22일 기준 연 3.688%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2.4% 수준이었지만 4개월 만에 1.25% 넘게 치솟았다. 이에 A급 회사채의 조달 금리는 이미 4%대 고금리에 진입했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1.72로 1년 전(0.84)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상업용 오피스 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연초보다 150bp(bp=0.01%) 상승한 4.5%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올해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리츠는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리츠는 상대적으로 손익구조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늘어나면 배당여력은 줄어든다.
롯데리츠는 올해 만기 예정인 차입금 규모만 6480억원에 이른다. 2019년에 3년 만기 회사채 1700억원어치를 1.55%의 저금리로 발행했고 같은 해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2.27%의 금리로 4780억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받았다. 회사채와 부동산담보 대출의 만기일은 각각 올해 7월29일과 10월16일이다.
리파이낸싱(차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배당수익률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말 롯데리츠는 금리가 0.5% 인상 시 수익률이 0.3% 떨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증권사 리츠 연구원은 "상장 리츠가 금리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결국 만기가 언제까지냐의 문제다"라며 "자산 편입 시 저렴하게 대출받았더라도 지금 갱신하게 되면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리파이낸싱하면 수익률이 확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리츠 AMC들은 금리 부담을 낮추고자 유상증자 등 여러 자금조달 창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파악된다.
신한 알파리츠는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돌아오는 고이자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발행한 것이다. 신한 자(子)리츠인 신한케이제2호리츠와 신한알파역삼리츠는 종로구 와이즈타워, 강남구 삼성화재 역삼빌딩을 매입할 때 각 720억원, 485억원의 담보대출을 일으켰다. 연 4.5%의 금리로 오는 9월 만기 예정이다.
상장 리츠를 준비하는 AMC들은 관망세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한화그룹 부동산을 담은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12월을 목표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가닥 잡았다. 그룹 계열사의 우량 자산은 충분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기대수익률은 저하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산 편입을 준비하는 리츠 AMC들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일부 리츠는 내년에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다. 롯데리츠는 내년에도 489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공시에 따라 신한알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의 2023년 만기 예정인 장기차입금 액수는 3550억원, 2550억원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