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에선 성장 가이던스 등 사업계획 질문 쏟아져
수익성 눈높이 조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단 평가
개인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돌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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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세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지만, 신용대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카카오뱅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금일 실적발표회(IR)에서 카카오뱅크의 향후 사업 계획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수익성에 대한 눈높이를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카카오뱅크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884억원, 668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3.8%, 43.2% 오른 수치다. 다만 순이익은 700억원대 수준인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플랫폼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38.5%, 18.8% 증가한 253억원, 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이전과 같은 고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말부터 2020년말까지 대출금 연평균성장률(CAGR)이 63.8%에 달했으나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 이후로는 목표치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대출 잔액은 27.3% 증가했고 카카오뱅크의 올해 여신성장률 목표치는 10%대 중후반으로 더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전체 여신 잔액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신용자 대상 대출을 중단하면서 신용대출 규모는 직전분기 7조9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여신 잔액은 작년 4분기보다 고작 1000억원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작년 1520만 명에서 올해 올해 1분기 1500만명으로 소폭 감소하며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부문 수익은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피크아웃(고점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292억원을 기록한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4분기 플랫폼 부문 수익은 235억원, 올해 1분기에는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플랫폼 부문 수익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당시가 고점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후에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일 컨퍼런스콜에선 올해 성장 가이던스 및 신사업 등 사업계획을 묻는 말이 잇따랐다. 카카오뱅크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세를 가늠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한 기관투자자는 연간 대출 규모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지 질문하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여신 성장률 목표치를 10%대 중후반으로 제시했다. 이에 올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2~2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주담대 출시 첫 달에 누적 약정 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고, 실제 잔액도 470억원 정도로 보여서 이 정도 속도면 올해 대출 성장 규모를 하향 조정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주담대는 3월 한 달간 실적이었고 대용량 트래픽을 유의하며 가입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 제한적으로 개시한 측면이 있다"라며 "여러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2분기 이후에는 의미 있는 주담대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앞서 중단했던 고신용자 대출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카카오뱅크의 가파른 성장세는 고신용자 대출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한 투자자는 "카카오뱅크 측에서는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중단했던 고신용자 대출은 언제쯤 재개가 가능할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고신용자와 관련된 대출을 건전성 측면에 있어서 현재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최근 중신용 대출 비중과 주택담보대출의 비중 확대를 목표로 하는 포트폴리오 전략 등 대내외 변화를 고려하면서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수익성을 다각화할 신사업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카카오뱅크가 준비 중인 개인사업자대출의 시기와 가상화폐거래소와 제휴에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올해 4분기부터 개인사업자 수신과 대출 상품을 통해 기업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고 가상자산거래소와 협약에 대해선 "고객의 주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만큼 가상자산을 어떻게 서비스나 비즈니스로 제공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