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쉴더스 철회로 원스토어 상장 절실
적은 공모 물량·국내 비교회사 없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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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자회사 원스토어가 상장을 앞두고 투자심리를 끌어모으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SK스퀘어의 또 다른 자회사 SK쉴더스가 상장 철회를 한 데 따라 원스토어의 상장 성공이 더욱 간절해졌다는 의견이다. 적은 공모 물량과 상대적으로 낮은 공모가를 앞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원스토어 공모 과정의 큰 약점으로 꼽힌다.
원스토어는 9일부터 양일간 예정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수십회에 걸친 글로벌 딜 로드쇼를 마치고 12일부터 13일까지 일반인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300원에서 4만1700원으로 산정됐다.
지난 6일 SK스퀘어의 또 다른 자회사인 SK쉴더스가 끝내 상장을 철회했지만 원스토어는 상장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SK스퀘어로서도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상장이 엎어지는 데 따른 부담이 크다는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원스토어는 SK스퀘어의 자회사 IPO 일정 상 가장 먼저 상장을 계획했던 회사다. SK스퀘어 산하 11번가 역시 최근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한 뒤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SK쉴더스 역시 재상장 일정을 잡아야 한다. 자회사 상장 계획을 연달아 잡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상장이 보류된다면 SK스퀘어로서도 남은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원스토어는 얼어붙은 IPO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SK쉴더스와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히려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서 IPO 공모의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마이크르소프트와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을 기반으로 글로벌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밝혀뒀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는 금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쉴더스의 상장 철회와 관련해 “원스토어는 SK쉴더스와 전혀 다른 업종”이라며 “원스토어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공모금액 등 조건들도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원스토어 공모 결과를 두고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대외적 변수 및 플랫폼 기업의 주가 부진 등 원스토어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코로나 엔데믹과 맞물리며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플랫폼 기업의 가치가 빠르게 올랐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 특수 효과와 맞물려 주가가 급등했던 미국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냈다. 같은 기간 아마존 역시 매출 성장률은 7%에 그쳤고 지난 한 달 간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원스토어와 관련한 투자자의 반응이 다소 회의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는 앱마켓 시장에서 원스토어의 입지가 불안정한 탓이다. 웹툰이나 웹소설 등의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꾀하고 있지만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규모가 크지 않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스토어가 국내에서는 ‘토종 앱마켓’으로 인지도가 있는 편이지만 해외에서는 애플과 구글에 밀려 큰 관심을 끌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모가 욕심을 줄인다면 상장은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SK쉴더스와 비교해 공모물량이 적은 데다 국내에 뚜렷한 비교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상장은 하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공모가 하단 기준 원스토어 공모규모는 약 2284억원 수준이다. 최하단 기준 공모물량이 8000억원을 웃돈 SK쉴더스에 비하면 물량 부담이 크지 않다.
SK쉴더스의 직접 비교회사로 꼽혔던 보안회사 에스원의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원스토어는 상황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원스토어가 국내에서는 유일한 앱마켓인 만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회사가 없어 공모가 논란이 다소 적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이재환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의 로드쇼 중에 플랫폼 업종에 대한 우려 반응은 없었다”라며 “오히려 한 해외 투자자가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규모를 따로 떼어 주가매출비율(PSR) 배수를 곱해 직접 산출한 기업가치와 비슷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