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부문 이용액·이용자수 공유에 집중한 네이버파이낸셜
수익창출 사업 관련 질문엔 기대감만 내비춰…"기회 있을 것"
"수익은 어디서" 타금융사 의존 등에 우려 표하는 자본시장
-
네이버파이낸셜이 2년 만에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2025년까지 연간 페이 이용액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및 서비스 출범 계획을 내놓았다.
네이버 생태계가 가능케 한 성장 속도, 개인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 등 사회적 기업 이미지를 확대해줄 신규 서비스들, 전통 금융사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 방식의 금융 사업 등 관련 기조는 명확히 전달됐다.
그러나 핵심이 없었다. 어떻게 돈을 벌 지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은 설명하지 않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네이버페이'의 성장세는 분명 가파른 모습이다. 회원수는 설립당시보다 22% 증가했고 월 결제건수는 같은 기간 1.6배 증가했다. 그 외에도 네이버파이낸셜은 '간편결제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은 '혁신금융'을 언급했다. 해당 부문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상 대출'을 추후 개인 대출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추며 "대안신용평가(ACCS) 관련 상품이 나오면서 사업적으로 의미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 외엔 대부분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성과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시켰다. 반품안심케어를 누적 결제액이 낮은 사업자에게도 지원을 해주거나 사업자들이 알아야 할 금융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언급했다.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이에 포함됐다.
-
네이버파이낸셜이 수익성보단 이용자수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 중 핵심으로 '네이버 트래픽 확대 목적'이 거론된다.
네이버쇼핑, 네이버웹툰 등의 사례를 고려하면, 계열사들의 역할은 주로 '네이버에 유저들이 머물러있게만 하는 용도'라는 평가다. 신사업을 육성하고 관련 계열사를 상장시켜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카카오그룹과는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순수 IT기업으로 남고자 하는 기조가 있고 이에 따라 계열사들도 정비되는 듯 하다"라며 "네이버가 벌이는 신규 사업들을 보면, 네이버라는 포털의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인 만큼 최근 화두인 카카오계열 금융사들과의 비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증시 입성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금리 인상기인 까닭에 성장주보단 가치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핀테크 기업보단 전통 금융주에 대한 운용업계의 선호도가 높다는 전언이다.
카카오 계열사같이 모회사의 '후광'도 강조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토스 등 타 핀테크들과의 차별점으로 '네이버 생태계'를 꼽았다. 자체적으로 사업을 하기 보단 전통 금융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점도 추후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향후 몇년간은 자본시장과의 접촉점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공개(IPO)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 재무적투자자(FI) 뿐만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 유치 계획도 지금으로선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보통주 일부를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로 바꿔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추던 지난해, FI를 새로이 유치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이와 관련해 선을 그은 상황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수익성엔 큰 관심이 없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만들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하는 시점이 왔을 때, 네이버파이낸셜이 시장 눈높이에 맞는 기업이 되어 있을지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