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쇼크'이어 2분기도 '글쎄'
M&A·블록체인 신사업 기대감↓
"주가 반등엔 신작 흥행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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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넷마블의 공매도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1분기 ‘실적 쇼크’로 시장에 충격을 준 가운데 연일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권을 차지하며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넷마블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신작 흥행’이 필수라고 입을 모으지만, 지난해 연이은 신작 흥행 실패로 넷마블의 게임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미미해진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넷마블은 13일 기준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22.68%) 전체 1위다. 전체 공매도 거래 상위 50종목 중 공매도 비중으로는 2위인데, 넷마블의 공매도 비중은 34.37%에 이른다. 지난주 8일에는 공매도 비중 36.12%로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연초 11만원대였던 넷마블 주가는 최근 7만원대에서 횡보세다. 지난해 연이은 ‘어닝쇼크’로 연초부터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급락했다. 실적 발표 다음날인 13일에는 52주 최저가인 7만1200원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충격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엔데믹 기조로 인한 메타버스 관련주 기대감 축소 등 시장 상황도 영향이 있지만, 넷마블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게임 대형사 중 엔씨, 크래프톤 대비 사업 퍼포먼스가 좋지않은데 실적도 부진하다 보니 시장에서 공매도가 집중된 듯 하다”며 “신사업 분야로 추진하는 P2E도 최근 블록체인 시장 자체가 안좋고, 신작도 긍정적인 반응이 뚜렷하게 느껴지진 않다 보니 투자자들이 주가 반등의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결정적 계기는 ‘어닝 쇼크’가 크다.
지난 1분기 넷마블은 연결기준 영업손실 119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4분기 이후 10년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 신작 부재로 어느정도 실적 부진이 예상됐지만, 손실폭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투자자들은 넷마블 정도 규모의 기업이 대규모 적자가 났다는 점에 놀라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게임업계 ‘빅3’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중 혼자만 적자를 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1분기 실적쇼크를 냈는데, 2분기에도 크게 나아질 이유가 없어 좋게 볼 부분이 없다”며 “넷마블이 신작 ‘제2의 나라’에 NFT를 붙인 것도 초기에는 반응이 좋았지만 지금은 성과가 딱히 안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게임회사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분위긴데, 대형사들이 초반에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며 게임 흥행을 하지만 결국 상위권에 계속 남는건 리니지, 오딘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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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에선 현재로선 넷마블의 주가 반등 요소가 ‘신작 흥행’ 뿐이라는 분석이다. 본업인 ‘게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시장에서는 보수적 접근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0위권에서 넷마블 게임을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예정된 신작들 중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정도인데,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3분기로 출시 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캐주얼 힐링 게임인 ‘머지 쿵야 아일랜드’가 15일 글로벌 출시되지만 크게 유의미한 실적 기여는 예상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넷마블이 블록체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해 블록체인 사업 관련하여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넷마블이 3월 출시한 게임인 A3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지만, 일매출 1억 정도의 미미한 수준의 매출 반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M&A(인수·합병)도 이미 지난 몇 년간 큰 건을 다수 진행하며 기대를 걸기 어렵다. 넷마블은 지난해 8월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약 2조 5000억원에 인수했다. 넷마블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였고, 국내 게임 업계에서도 최대 규모 M&A였다. 넷마블은 앞서 2019년에는 웅진코웨이를 1조7400억원에 인수했다. 대규모 투자자산인 하이브 등은 주가가 급락하며 지분 가치가 축소된 상태다.
한 증권사 게임 연구원은 “넷마블이 주가 측면에서 다소 어려운 국면에 들어왔다”며 “전체 증시도 좋지 않고, 결국 장기적으로 넷마블 주가가 반등하려면 신작 게임이 잘 되는 수밖에 없다. 넷마블이 엔씨나 크래프톤처럼 뚜렷한 글로벌 팬덤을 가진 게임을 갖고 있지 않아서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