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만 출시하면 폭락하는국내 게임주…'일본 국민마'에 명운 달렸다
입력 2022.06.27 07:00
    취재노트
    성공 여부 떠나 신작 출시 후 주가 하락 움직임
    생존 위한 과한 마케팅비,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
    덩치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사가 반등 보여줘야
    내달 핵심 카드 '키타산 블랙' 출시가 매출 분기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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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기대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는 주가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에도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결국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매출'을 증명해야한다는 목소리다.

      위메이드는 23일 신작 모바일 게임인 '미르M'을 출시했다. 출시 당일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다. 5월까지만 해도 신작 기대감으로 8만원대 중반을 유지했던 주가는 막상 신작 출시일이 다가올수록 약세를 보이다, 결국 5월 중순 대비 한 달만에 40%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일본 모바일 게임 배출 1위 '우마무스메'를 한국에 출시한 카카오게임즈 역시 출시 당일 주가가 10.14% 빠졌다. 장 마감 이후 앱스토어 인기·매출 1위 소식에 다음날 주가가 10.50% 반등했지만, 22일(-9.14%), 23일(-7.89%) 연이어 빠졌다. 24일 구글플레이 매출 5위 소식에도 반등 폭이 5.78%로 크지 않았다. 

      게임사의 주가를 견인하던 '신작 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 이후 주가가 급락한 이후 더 뚜렷하게 관찰되기 시작한 추세다. 당시 4년 만에 판호를 받으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매출이 시장 기대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고, 출시 다음날 주가는 하한가 가까이 곤두박칠쳤다. 넷마블 역시 '머지쿵야' 출시 이후 앱스토어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는데도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어디에 가도 우마무스메만 보인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카카오게임즈에 모아진다. 

      카카오게임즈는 버스정류장·지하철 역사·택시 등 대중교통과 대형 광고판 등을 중심으로 우마무스메 홍보에 힘을 주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마케팅비로 459억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분기 대비 310% 증가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마케팅 비용 증가분을 고려해 올해 이익 전망치를 15% 하향하기도 했다.

      일단 출시 5일차에 구글스토어 매출 순위 5위에 오르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주가는 이달 초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경기 침체 시기에 신작 출시 효과가 미미하다는 우려를 카카오게임즈 역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정도로 마케팅을 집행한 게임마저 신작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신작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푸념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작이 흥행하면 주가는 반짝 올랐다가 떨어지고, 신작이 망하면 주가는 바로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주 지수는 연초 대비 40% 이상 떨어지고, 초대형 신작으로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게임주의 PER이 급락한 이후 '지금은 살만한 수준’이라는 평에도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다.

      결국은 숫자다. 이전에 '오딘'이 리니지를 몰아내고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급등했듯이, 신작이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주어야 주가도 비로소 신작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마케팅 규모나 시가총액 등을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나 넷마블ㆍ펄어비스 급의 '대형사'가 모범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에는 아직 비장의 카드가 하나 남아있다. 

      '육성시뮬레이션'에 가까운 우마무스메의 경우,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한 서포터 카드가 매우 중요하다. 이 서포터 카드를 뽑는 것이 핵심 수익구조(BM)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달 중 일본 본서버에서도 '역대급 필수 보유 카드'로 꼽히는 서포터 카드 '키타산 블랙'이 출시된다. 일본 우마무스메도 이 카드를 출시한 이후에야 모바일 게임 마켓 매출 1위를 석권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국민마'로 불리며 총상금 18억엔(약 180억원)을 벌어들인 전설적인 경주마 '키타산 블랙'에서 모티브를 딴 이 카드 하나가 카카오게임즈의, 더 나아가 국내 게임주 주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