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로 갈수록 거래 규모·건수 줄어드는 모습
외국계 IB 일감 늘었지만 삼일PwC 1위 이어가
법률자문 1위 굳히는 김앤장…2~5위는 각축전
인수금융 1위에 한국투자증권…순위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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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유동성의 힘이 빠지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부터는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와 달리 기말로 갈수록 전체 거래 규모와 건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제 장기 침체의 초입이라는 평가가 많은 터라 자문사들은 하반기 이후에도 일감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분기 들어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대형 거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삼일PwC의 1위 행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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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M&A 재무자문 1위 삼일PwC는 1분기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폐기물 업체 TES 인수 이후 2분기 들어 큰 거래엔 참여하지 못했지만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1000억원대 안팎 거래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자문 시장 일감이 줄어든 가운데 삼일PwC는 자문 건수로도 경쟁사를 압도했다.
1분기에 주요 거래를 회계법인에 내주며 잠잠하던 외국계 IB들은 2분기 들어 큰 거래에서 모습을 보였다. 증시가 침체된 터라 M&A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M&A 일감도 예년보다는 줄어 올해 실적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분기에만 SKC 필름사업 매각,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고압가스 플랜트 매각 등 SK그룹 조단위 거래 두 건을 맡아 단숨에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소수지분 인수를 도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하반기 3조원대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성과가 예상된다. JP모건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의 PI첨단소재 매각을 성사시켰고 롯데카드 매각도 진행 중이다. 김영기 수석본부장은 올해 IB부문 총괄로 승진했다.
BDA파트너스는 TES 매각,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의 의약품 생산공장 등 크로스보더 거래에 관여해 6위에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의 지분 매각에 참여하며 7위를 차지했다. 주관을 맡은 버거킹 매각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베어링PEA의 PI첨단소재 인수를 통해 8위를 기록했다. 작년 이베이코리아와 잡코리아 등 대형 거래를 자문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모건스탠리는 올 상반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프랑스 알케마의 PI첨단소재 인수를 도왔으나 고배를 마셨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등 카카오그룹발 M&A에서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회계법인 중에서는 삼정KPMG가 5위, EY한영이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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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는 회계 실사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 TES, SKC 필름사업 대형 M&A에 참여했고, 중소형 거래도 꾸준히 이어졌다. 1분기 4건 차이로 삼일PwC를 쫓던 삼정KPMG는 2분기 다소 주춤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티맥스소프트 매각을 맡은 딜로이트안진, 코리아센터 M&A에 관여한 EY한영은 3위 다툼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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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은 법률자문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와 삼성그룹 일가의 계열사 지분 블록딜, SKC 필름사업, PI첨단소재 등 규모가 크고 이름 있는 거래엔 모두 참여했다. 김앤장 외 2~5위권 경쟁이 치열했다.
1분기 4위던 태평양은 2위로 올라섰다. 2분기에 PI첨단소재 인수와 엠아이텍 매각, SK리츠의 정자동 SK-U타워 인수 등을 자문했다. 교보생명 중재에선 재무적투자자(FI) 측 자문을 맡으며 눈길을 모았다. 광장이 1건 차이로 근소하게 3위를 차지했다. LS니꼬동제련의 일본 JV 지분 인수에 이어 교환사채(EB) 매각도 주관했다. 세종과 율촌의 상반기 법률자문 건수는 각각 21건으로 동률이지만 1분기와 2분기 각각 조 단위 거래에 참여한 세종이 4위를 차지했다.
이어 2분기 두산메카텍 매각을 시작으로 대한조선과 진에어의 매각까지 일감을 두둑이 따낸 화우가 6위다. KL파트너스는 JKL파트너스의 LS니꼬동제련의 교환사채(EB) 인수와 한국콜마의 연우 인수를 도우며 7위, LAB파트너스는 티빙 투자를 자문하며 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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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융 주관 1위는 한국투자증권에 돌아갔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KB증권에 뒤처졌으나, 2분기에 애큐온캐피탈·신한금융지주 자본재조정 거래(리파이낸싱)를 주선해 격차를 벌렸다.
KB증권은 두산공작기계와 대우건설 인수금융을 주선하며 2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케이카와 에이치라인해운 거래에 참여해 1분기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1분기 5건이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거래는 2분기 14건으로 늘어났다. 추가 금리 인상이 전망되는 가운데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리파이낸싱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만 해도 4%대에서 오가던 금리는 2분기에 6%까지 올랐다. 금융사들은 하반기에도 금리가 오르면 인수금융 주관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