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달 새 2%p 급등
더 오르기 전에…선제적 리파이낸싱 수요 몰려
차주와 대주단의 눈높이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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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치솟는 금리는 기업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올해 초 평균 약 4%였던 인수금융 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6%를 넘어섰다.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주요 주체들은 선제적으로 자본재조정(리파이낸싱) 거래에 나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M&A 시장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M&A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인수금융 주선 금액은 약 21조7217억원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 주선 금액이 약 9조3486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활발히 이뤄졌단 평가를 받는다.
올해 2분기 인수금융 주선사들 실적의 상당 부분은 리파이낸싱 거래에서 발생했다. 2분기 리파이낸싱 거래는 전체 거래의 3분의 1(총 39건 중 14건)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 사태가 심화한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M&A 시장은 크게 위축돼 있었고,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 시기에 맞춰 차주들이 수익률 재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리파이낸싱을 마친 상태였다. 지난해와 정 반대의 상황에 놓인 올해는 가파른 금리 상승에 대비해 차주들이 더 늦기 전에 수익률 방어를 위한 리파이낸싱 거래를 진행하면서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주요 인수금융 거래의 인수금융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는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금융기관의 실질적 부담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5월 1.5%에서 1.75%로 0.25%p 올랐고, 변동금리의 기준점으로 삼는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의 금리는 7월 1일 2.05%로 지난 1월 대비 75bp(100bp=1%) 올랐다. 고정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3년 만기 AAA 은행채 등도 같은 기간 180bp 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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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담보 가치와 건전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M&A 거래에서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차주가 약 4%대에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면, 현재는 6%의 인수금융 금리가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선 추후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데 차주의 부담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금융 금리가 이처럼 빠르게 상승하면서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과 빌리고자 하는 주체들의 눈높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도 나타난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 인수금융 담당자는 "인수금융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에선 금리 인상이 예상되니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차주 입장에선 올해 초와 달리 높아진 금리에 적응하지 못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상승하다보니 M&A거래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일반적으로 인수금융 금리는 약정 일자가 아닌 인출 일자에 확정되다 보니 거래가 2~3주만 지연되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같은 조건 거래의 금리가 6월초 5% 중반대에서 지금은 6% 초반까지 상승했다"며 "평소 투자확약서(LOC) 발급 이후 인출까지 2~3달 걸렸다면 지금은 한 달 내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펀드 자금을 투자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야하는 사모펀드(PEF)들은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다. 최근 수년 간 초대형 M&A에선 자금력을 갖춘 몇몇의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대형 PEF가 주요 주체로 자리잡았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가(LP)들이 요구하는 내부수익률(IRR)은 약 8% 수준인데 인수금융 금리가 6% 이상일 경우 수익률 부담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단 평가도 나온다.
금융기관들은 대외 출자 사업을 줄이며 특히 대체투자 분야의 불확실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재로선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빌려 M&A를 진행하긴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인데 규모를 막론하고 금리 부담에 따른 M&A 시장의 경색 우려도 현실화 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