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재발 방지 위한 전수조사지만 운용업계 ‘긴장’
금감원 자산운용사 간담회서 “운용사 너무 많다” 발언
삼성운용, 14년 만에 감사…하반기 대형운용사 한 곳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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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종합자산운용사부터 사모운용사까지 운용업계 전반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미 이런저런 소문이 많던 일부 중소형 운용사의 대표이사가 구속됐다는 설까지 떠도는 등, 운용업계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등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다는 명분 아래 높은 강도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사 출신 '실세' 금감원장 부임 이후 고강도의 시장 군기잡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블래쉬자산운용과 라이프자산운용, 레인메이커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등 헤지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갔다.
해당 검사는 2020년 출범한 금융감독원의 ‘전문사모운용검사단’이 담당하고 있으며, 사모펀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전수조사 차원으로 이뤄졌다. 사전에 한달 전부터 자산운용 자료를 요청하고 검토한 뒤, 개별 면담까지 진행하며 강도 높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현장검사를 안 했던 터라 이번 검사에서는 회계처리 내역까지 모두 제출할 정도로 꼼꼼하고 고강도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신생운용사들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항이 있었는지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사모운용검사단 관계자는 “사모운용사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말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며 “올해와 내년 말쯤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단 현 시점에서 최근 검사가 종료된 운용사 중에 자본시장법 위반 등 지적 사항이 나온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종합 검사와 부문 검사를 정기 검사와 수시 검사로 개편한 바 있다. 정기 검사는 주기적인 경영 실태 평가와 상시모니터링에서 선별된 취약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수시검사는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실시한다. 이번 사모운용사의 전수조사는 정기 검사로, 특정 이슈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해 사모펀드의 부실 리스크를 점검한다는 취지다.
문제가 있어서 들여다보는 수시검사는 아니지만, 운용업계는 긴장감이 도사리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고강도로 시장을 감독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지난달 열린 운용업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운용사가 많이 늘어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며 운용사 수를 줄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업계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지만, 사모운용사 조사 과정에서 5개 이상 회사, 200개 이상의 펀드에서 불법·부정 사항을 찾아냈다며 감독 당국의 경고와 지적만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한 사모운용사 대표는 “신생 사모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금감원이 고강도로 감사를 착수하고 있다”며 “주변에서 속속들이 감사를 받고 있는데, 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지만 금감원 감사 자체만으로도 많은 압박감을 받고 있으며 감사의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모운용사뿐만 아니라 종합자산운용사에 대한 검사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처음 도입된 정기검사의 첫 타깃으로 삼성자산운용이 14년 만에 금감원 정기검사를 받았다. 당시 검사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에는 삼성자산운용 이외에 종합자산운용사에 대한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은 하반기에 추가로 운용사 한 곳을 더 검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첫 타깃으로 정기검사를 받은 만큼 업계 2, 3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KB자산운용이 유력한 검사 대상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