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일일 거래대금 5조원대…국내 증시 직격타 전망
IPO 시장도 촉각…엑시트 만족 여부에 따라 하반기 투자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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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보호예수 물량(락업) 해제로 증시가 또 한 번 출렁일 전망이다. 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 4조원어치가 시장에 나오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식의 86%에 이르는 2억146만주가 이달 27일부터 매매 가능해진다. 기업공개(IPO) 당시 6개월 의무보유 조건이 달려있던 주식의 매각 제한이 풀리는 것이다.
이 중 최대주주인 LG화학 보유분 1억9150만주를 제외한 기관 배정 물량 996만여주의 행방이 관건이다. 전체 주식 수 기준 약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종가로 3조9144억원 규모, 유동주식(3434만주) 기준 29% 수준의 지분이다. 현재 주가가 시초가에서 대폭 하락한 만큼 언제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당장 매도 물량이 나오지 않더라도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를 키울 수 있다.
이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공매도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에는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까지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보호예수 물량이 출회될 때마다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개월 락업 물량이 해제됐던 지난 4월에는 9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국내 증시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올 초 2900선이던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2300선이 붕괴될 정도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속되며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게다가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이 5조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4조원에 이르는 LG에너지솔루션 락업 해제 물량이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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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를 담당했던 증권사 주관사단에서는 낙관적인 분위기도 관찰된다. IPO 대어들의 상장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되고 있는 만큼 매도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공모가를 31% 상회하고 있다. 이에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구, 성장주인 전기차 산업이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으면서 매도세를 피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증시가 부진하다. 지금 상황에선 자동차 및 관련 산업의 주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기만 하더라도 선방한다는 분위기"라며 "2차전지와 같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의 경우 특히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나였다면 락업이 풀리자마자 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익 실현 물량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 IPO 시장 관계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만족 여부에 따라 하반기 예비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분위기가 판가름 날 것이란 추측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지금 수입에 만족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투자 규모 및 기조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만일 시장이 이번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기라도 한다면 하반기 공모주 투자 기조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변할 수 있다"라며 "올 초만 하더라도 운용사 간 LG에너지솔루션 공모로 한 해 장사는 다 했다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지금은 180도 분위기가 변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