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도시 봉쇄·원자잿값 인상 원인으로 꼽혀
다만, 하반기엔 판가 연동 등으로 실적 대폭 상승 전망
관건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투자비' 급증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로 인한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7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엔솔 측은 하반기부터 자잿값 인상이 판가에 본격 연동되며 실적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업계선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LG엔솔의 비용부담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LG엔솔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7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3%, 85.7% 하락한 1956억원, 89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대폭 줄었다.
LG엔솔은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분쟁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합의금 1조원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2분기 실적이 유독 높았던 것이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우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0억원 감소한 걸로 나타난다. 코로나로 인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령(봉쇄), 물류 차질 등으로 배터리 판매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중국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배터리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알려진다.
아울러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의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원가 상승분이 판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다. 3대 메탈(리튬, 니켈, 코발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양극재에서 약 2~3개월의 판가 레깅(1~3월 메탈 시세가 5월 판가에 반영)이 발생하고 배터리 업체들은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자동차 회사들과 판가 반영을 한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코로나 봉쇄 및 글로벌 물류대란, 메탈 원가 상승분 판가 인상 적용 시점의 차이로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LG엔솔은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한 메탈 판가 연동 계약이 7월부터 본격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OEM)들의 신차 출시, GM과의 합작법인(JV) 1기 본격 가동 등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에 LG엔솔은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실적발표회(IR)에선 중장기적 수익성 관련 질의가 주를 이뤘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며 기업들의 원가 및 자금 조달 부담이 빠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엔솔은 5년 내 생산능력(CAPA)을 두 배 이상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다.
LG엔솔은 올해 예상 투자 금액(Capex)을 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원자잿값, 물류비 인상 등으로 투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상현 LG엔솔 금융담당 상무는 "최근 집행되고 있는 투자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자재비·인건비·물류비 인상으로 투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라며 "2022년에도 JV 증설, 신규 거점 투자, 품질 강화 등에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어서 Capex가 증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 신규공장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CAPA 증설 계획 변동 가능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최근 애리조나주 신규 배터리공장 재검토 가능성이 대두됐다. 중대형 전지를 포함해 전체 CAPA 증설 계획도 변동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창실 CFO는 "투자방안에 대해선 다양성을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결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상황이라 5~6개월 사이에 건설·물류비 등이 급증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객사와 함께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엔솔 측은 다양한 자금조달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현 상무는 "판가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 하락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철저히 대응하려고 한다. 연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사업으로 인한 현금흐름, 저금리 차입 등을 활용해 적기에 재원을 확보해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간 코로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공급이 지연됐던 만큼 전기차에 대한 펜트업(pent up·보복 소비) 수요가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연희 LG엔솔 경영전략 상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에 따른 차량 공급 차질로 전기차 대기 수요가 크고 OEM 전동화 전략은 중장기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라며 "주요 거래처에서 현재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 성장성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고 유연하게 대응해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