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국내외 정책금융 기관을 통해 약 2조6000억원의 유럽 배터리 사업 투자금을 확보했다. 

SK온은 28일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와 한국무역보험공사 및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20억달러(한화 약 2조624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3개 정책금융기관은 SK온이 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과정에서 보증·보험을 제공하는 등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오일러 헤르메스와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8억달러와 7억달러 규모 보험을 제공하고 수출입은행은 2억달러의 보증을 선다. 수출입은행은 동시에 3억달러를 직접 SK에 대출한다. SK온은 다음 달부터 7개 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순차적으로 자금을 인출할 예정이다. 2년 거치 5년 균등 분할 상환 조건으로 장기대출 형식이다. 

SK온은 지난해 10월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이 출범했을 당시부터 3개 기관 및 해외 은행과 긴밀한 협의를 가져왔다. 파이낸싱에 참가한 3개 기관은 모두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다. ECA는 국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국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거나 직접 대출, 또는 대출 과정에서 보증과 보험을 제공한다. 

SK온은 이번 그린 ECA 파이낸싱으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금리에 20억달러를 조달했다. 배터리 업체의 ECA 파이낸싱 중 최대 규모다. SK온의 수주물량과 사업의 친환경성을 인정받은 결과란 설명이다. 

SK온은 이번에 확보한 재원으로 헝가리 이반차 시에 건설 중인 유럽 3공장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SK온은 헝가리에 총 3조3100억원을 투입해 2024년부터 연간 기준 전기차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30GWh 규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ECA 파이낸싱은 현재 추진 중인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와는 별개의 조달이다. SK온은 ECA 파이낸싱으로 자금을 확보한 만큼 프리 IPO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