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하락 선제 대응" 평…경영진의 '액션' 차원
"투자 중단없다" 인니에 수조원 공동투자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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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경영회의를 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사 전체가 위기 대응 긴급 대책을 수립하고,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는 게 골자였다.
최 회장은 “각 그룹사 경영진들은 각 사별 주요 경영요소들을 면밀히 확인하고 현금 흐름 및 자금 상황이 문제 되지 않도록 현금 중심 경영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다가올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복합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포스코는 핵심사업인 철강 사업은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안전·환경 분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그룹의 핵심 성장 사업에는 적극 투자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룹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를 분기마다 개최해 위기 대응책을 논의하고, ‘전사통합 위기대응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대대적으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비상경영 선언이 특별한하고 실질적인 경영전략의 변화라기보단 다가올 실적하락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포스코는 호실적을 지속했다. 그룹경영회의가 열린 21일,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은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등급을 10년만에 BBB+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자금이 쌓인 포스코그룹은 굵직한 투자도 이어갔다. 이차전지 소재 양·음극재 부문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양극재 법인을 설립했다. 고체전해질을 생산하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법인을 설립하고,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술을 확보한 테라테크노스 인수했다. 6월 초엔 계열사 포스코O&M을 통해 국내 골프장인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했는데, 국내 골프장 M&A 사상 홀 당 거래가격 기준 최고가를 경신한 거래다.
그러나 3분기부터 ‘실적 잔치’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시클리컬(경기 민감) 산업으로, 경기가 둔화하면 철강 소비와 수요도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된다. 철광석 가격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라 수익성 저하도 예고되는 바다. 여기에 환율이 오르면서 해외에서의 원자재 수입 부담도 오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발 철강 제품 재고 증가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포스코홀딩스 3분기 영업이익이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비상경영은 하반기에 포스코가 전년 혹은 전분기 대비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을 것”이라며 “ESG관련 이슈가 있다보니 투자를 줄일수는 없겠고, 필수적이지 않은건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작년과 올해 워낙 이익을 많이 내면서 자본 축적이 된 상황이라 재무적으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별히 비상경영이라고 위기에 대응한다기보단, 철강사업이 기본적으로 경기 민감산업인데 경기침체 전망이 있으니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미일 것”이라며 “지난 몇 분기동안 철강이 상당히 호황이었는데 이제 실적이 떨어지는 추세니까 경영진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선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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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비상경영체제의 ‘정확한 방향성’이 애매하단 반응도 나온다. 비상경영을 선포한 지 얼마 안된 28일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의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는 크라카타우스틸과 35억달러(약 4조5600억원)를 공동 투자해 고로·냉연공장을 신설하고,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신(新)수도 건설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해당 신수도 건설 사업은 2024년까지 40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실상 투자부담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신사업 투자’는 중단없이 지속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찾기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란 해석이다. 철강 사업 자체는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힘든 구조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전체 매출 및 이익에서 약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사업 외에 향후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은 상태다. 앞단에 놓인 과제인 탄소 중립 이슈도 투입돼야 하는 자금 규모가 워낙 크고 기술 개발도 필요한 상태라 구체적인 진행 상황 예측이 어렵다.
투자부담이 있는 포스코는 최근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섰다. 29일 10억달러 규모의 달러채권을 발행했는데 올해 국내 민간기업이 발행한 글로벌 채권 중 가장 큰 규모다. 포스코 측은 “선제적 자금조달에 성공해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현금 중시 경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신사업은 지금은 성과를 바로 바라기보단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사실상 의미있는 실적 혹은 성장 수치가 구체적으로 나오는 건 포스코케미칼의 양 ·음극재 부문 정도다”라며 “그 외에 신사업 투자로 내건 신소재나 2차전지 비즈니스는 아직 시작 단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구간에선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출텐데, 투자와 비용은 별개라 투자는 예정된 대로 가지만 ‘돈을 잘 벌때’에 비해 확실히 티가 나는 비용 지출은 줄여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