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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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케미칼이 수요부진·공급과잉·고유가 3중고에 2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실적발표회(IR)에선 하반기 실적 방어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등 대외 환경 불안정성으로 3분기에도 업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5110억원, 영업손실 21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36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2.8% 감소했다. 여수 NCC 공장 정기보수로 기회손실이 발생했고 원료값 부담 및 대외 환경 악화로 수요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소재사업은 매출 3조4534억원,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원료가 상승 및 글로벌 수요 둔화로 업황이 악화됐고 이에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 롯데케미칼 타이탄도 큰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8218억원, 영업손실은 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첨단소재사업은 주요 제품의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346억원, 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LC USA는 매출 1784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수요부진·공급과잉·고유가 3중고에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가로 원가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수요는 약세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지속되며 플라스틱 제품 생산이 줄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이 플라스틱 생산 필수원료인 에틸렌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에틸렌 증설 물량은 역대 최고치(1294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매출 실적은 올라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수준이다. 기초소재 사업은 지난 2021년 2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0% 대를 기록하고 있다. 첨단소재사업 역시 작년 2분기 이후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밑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IR에선 하반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조정하려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하반기 대응 전략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한 기관투자자는 "고부가 제품 위주 판매를 통해 하반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업부문별로 고부가 제품 비중이나 수익성에 대해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롯데케미칼 측 관계자는 "폴리머 사업에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고부가 제품 비중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 중에는 태양광용 EVA, 식품 포장용 PP가 있고 범용 제품 대비 수익률은 5%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소재 사업 중에는 고기능성 합성 수지 제품인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 같은 경우 98%가 고부가 제품이다. 이는 범용이 아닌 고객의 제품 개발에 맞춰 판매되는 고객 맞춤형을 포함한다"라며 "같은 맥락에서 폴리카보네이트(PC)는 매출액 기준 60%, 물량 기준 50%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업황 둔화가 전망되며 공장 가동률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롯데케미칼 측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PP일부 라인에 대한 정기보수를 하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한국에선 납사크래커(NCC) 가동률을 3분기에 85~90% 수준까지 감산 운전할 예정이다. 스타이렌모노머(SM) 공장과 에틸렌 글리콜(EG)도 70~75%로 감산할 예정이다. 첨단소재 사업 역시 3분기 전방산업 수요감소 및 재고 조정에 따라 약 70% 내외로 가동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