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부동산PF, 믿을 건 새마을금고 뿐?…대전 홈플러스 부지 개발사업 대규모 대출
입력 2022.10.12 07:00
    대전 둔산동 홈플러스 부지, 오피스텔 개발 사업
    선순위 대출에 새마을금고 등 약 3000억 출자
    차주 르피에드둔산PFV, 주요 주주에 아이스텀투자신탁5호
    아이스텀 5호엔 새마을금고가 대부분 출자
    아이스텀자산운용, 류혁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의 前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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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 지역을 막론하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급격하게 위축했다. 대형 금융기관들은 재무 건전성을 재고하기 위해 신규 PF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상황이고, 그나마 PF 시장을 지탱했던 제 2금융권도 돈 줄을 죄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MG새마을금고가 대규모 PF 사업장 대출에 나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PF 대출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해당 사업의 투자 조건은 투자자에 다소 유리한 것으로 평가 받지만 사업성에 대한 위험성(리스크)은 고려해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 말 3800억원에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홈플러스를 매각했고, 해당 부지는 현재 오피스텔 건립을 추진중이다. 시행은 르피에드둔산PFV(프로젝트 금융회사; Project Financing Vehicle)가, 시공은 대우건설이 담당한다. 지상 47층 규모, 5개동으로 구성된 총 832세대의 주거형 오피스텔 건립이 계획돼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르피에드PFV는 현재 약 50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위한 대주단을 모집중이다. 선순위와 중순위의 트랜치(Tranch)를 나눠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선순위(TranchA)에는 새마을금고 등이 총 3000억원가량을 집행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KB증권 등은 대출을 검토했으나 참여하지는 않기로 했다.

      일단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PF 대출을 꺼리는 시점,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PF 대출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레고랜드PF의 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1차’가 최종 부도처리 됐다. 사업 초기 부여 받았던 기업어음 최고 등급 'A1'은 현재 최하위로 강등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신용보증한 PF 마저 부도처리 한 상황에서 PF시장은 더욱 경색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기도 하다.

    • 르피에드둔산PFV의 주주는 총 4곳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 미래인이 설립한 미래개발3과 무궁화신탁, 아이스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1호 등이다. 지분율은 미래개발3이 57%, 무궁화신탁이 5%, 아이스텀 5-1호가 28.5%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스텀 5-1호의 수익은 모두 아이스텀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호로 돌아간다. 1000억원 규모로 구성된 아이스텀 5호에는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대부분의 자금(900억원)을 출자했다.

      아이스텀 5호의 집합투자업자인 아이스텀자산운용은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새마을금고로 옮기기 전 2015년부터 대표로 재직하던 회사이다. 지난 4일 열린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선 새마을금고가 아이스텀파트너스(현 토닉PE)에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류혁 대표가 전 직장에 관계사에 자금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번 PFV 대출 조건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선순위 대출 금리는 7%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대주단으로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위험성도 결코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해당 오피스텔의 전용면적 평균 단가는 4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분양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마을금고가 나선 것을 이례적"이라며 "해당 사업부지가 대전 내에서도 평단가가 높은 지역이긴 한데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한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