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법안 수혜엔 기대감…혜택 조건 맞춰나간다
"아직 모호…IRA 구체안 따라 美 진출 전략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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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EV)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실행에 따른 세제혜택 수혜 가능성 관련 질문에는 일부 기대감을 내비추면서도, 향후 법안이 구체화되는 양상을 고려해 미국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5조3679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2%, 31.9% 늘어난 수치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처음으로 각각 5조원, 5000억원을 넘기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에너지사업부문의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실적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에너지부문(4조8340억원)에서 시현했다. 글로벌 EV 수요가 증가함에 따른 결과이다. 특히 중대형 전지의 경우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P5(Gen.5) 등 고부가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실적을 끌어올렸다. 소형전지 또한 중대형전지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반면 전자재료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2.8% 감소한 81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4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4분기가 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전통적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설명이다. EV 중심의 판매 성장세가 지속 성장할 것이며 ESS는 유가변동성 확대와 친환경 정책 확대 트렌드 속에 수요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측은 "고수익 제품 위주의 판매, 선제적인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중이며 대외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콜에선 미국 IRA 발효에 따른 삼성SDI의 세제혜택 수혜 가능성에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중국 등 우려외국집단에서 조달한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혜택을 제한하는 내용의 IRA이 발효되면서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 CATL, BYD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과 더불어 그 반대급부로 국내 배터리사들이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선 2023년부터 배터리 주요 부품이 50% 이상, 2028년 말까지 100% 북미 생산품이거나,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 2023년부터 40% 이상, 2026년 말까지 80% 이상이 북미에서 재활용된 것 등을 사용해야 한다.
삼성SDI는 해당 수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광물 관련 조건은 2023년부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라는 메타를 활용해 충족할 것이며 전지부품 관련 세제 조건은 당장 충족하긴 어렵지만 현지생산을 시작할 2025년부터는 주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충족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IRA 법안 발의에 따른 미주 진출 계획 변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IRA의 구체안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전지업체에 주어지는 세제혜택 관련 법안 중 일부 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거론했다.
삼성SDI 측은 "IRA 이전에도 신북미자유협정(USMCA) 등 미국에서의 현지 생산이 요구되는 정책 영향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관련 협의를 지속해 왔는데, IRA 발표 이후 더욱 다양하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미주 진출 계획은 스텔란티스 JV 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IRA의 구체화된 실행 내용을 확인하면서 전략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삼성SDI는 이달초 '친환경 경영' 선언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폐배터리 증가에 대응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헝가리법인 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과 중국까지 순차적으로 관련 계획을 추진해나기 위한 밸류체인 구축을 두고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