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선 '감산' 관련 우려 쏟아져, 삼성전자 '입장 고수'
"적정 재고 수준 판단에 과거 기준 적용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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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모바일 사업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은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서 밝혔던 '메모리의 인위적 감소 지양' 입장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추후 시황 변화 추이를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27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6조7817억원,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39% 급감했다. 앞서 시장 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이 1조원 낮은 잠정실적을 발표한 덕에 시장 충격은 덜한 모습이다.
그간 삼성전자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반도체 부문이 실적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반도체(DS)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까닭에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컨콜에선 메모리 관련 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달초 열린 '삼성 테크데이'에서 메모리 인위적인 감산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 시설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에 앞서 공시를 통해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약 54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DS부문은 47조7000억원, SDC는 3조원가량 투자가 집행된다. 사업별로는 메모리 경우 평택 3, 4기 인프라와 중장기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등 첨단 기술에 투자한다. 파운드리는 '쉘 퍼스트' 전략 하 EUV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평택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컨콜에선 참여자들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반복해서 내비치는 분위기를 드러냈다. 3분기 기준 전사 재고가 57.3조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5.2조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이 메모리 관련 재고인 까닭에서다. "메모리 부문 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줄일 계획이 없다는 언급을 고려하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는 문제 없다고 보는 건가"라는 질문 등이 이어졌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인위적 감소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전환 난이도가 올라가고 칩 사이즈가 확대되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생산 증가에 제약이 예상되는 만큼 적정 재고 수준을 판단하는 데 과거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다만 "올해나 내년 설비투자 계획이 곧 빗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의 출하량 증가율)로 직결되진 않을 것이고 환율 상승 감안하면 투자규모가 상승한 것은 또 아니다"라며 "시황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은 주의깊게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MX) 사업부문과 디스플레이부문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MX부문은 'Z플립'과 'S22 시리즈' 출시 등으로 매출(32조2100억원)과 영업이익(3조2400억원)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부문은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전분기 대비 시장 수요가 늘어나며 역대 분기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관심은 해당 호실적이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로 모아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그간 OLED 사업에 집중해 노하우를 쌓고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 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라며 "4분기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