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도 매출 늘 것" 발언에…출하량·판매처 현황 요구도
IRA 관련 혜택 질문도 이어져…"유럽판 IRA도 긍정적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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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솔루션이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는 그간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아 '주요 투자 판단 기준'으로 지적했던 '에너지부문의 실적'이 4분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현황을 공유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27일 한화솔루션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3657억원, 34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5.3% 증가했다.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금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동기 대비 3.5%포인트 증가한 10.4%을 기록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실적이 이를 가능케 했다. 지난 2분기 1년 반만에 흑자전환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19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을 4.6배가량 끌어올렸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수요 강세와 미국 주택용·상업용 시장 판매 확대에 따른 태양광 모듈 평균 판매가(ASP) 상승과 해상운임 안정화가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케미칼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케미칼 부문은 전분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19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지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은 고객사 판매 호조와 원료가 하락 덕에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한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는 고객사 재고조정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금번 컨콜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자료를 통해 제시한 '수소 중장기 전략'이나 투자계획에 대한 질문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주로 흑자를 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태양광 부문의 호실적 유지 가능 여부나 차세대 모듈 개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한화솔루션 측은 4분기에도 태양광 관련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P 상승과 해상운임 안정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ASP와 해상운임 중 어떤 것이 판매량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지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매출 지역별 비중', '판매량 증가 관련 구체적 전망' 등 구체적인 현황을 묻기도 했다.
태양광 출하량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이 상당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연간 매출 목표량을 최대 8.5GW로 설정하는 상황에서 매분기 판매량 변동이 크진 않고 5~15%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도의 변동성이 있다. 이번 분기에는 2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라는 한화솔루션의 발언에 "3분기에 태양광 출하량 줄어든 것은 예상을 못했다. 물량 감소 배경을 말해달라"라는 꼬리물기 질문이 이어졌다. 한화솔루션 측은 계절적 영향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른 세제혜택 관련 언급도 여러차례 이뤄졌다. 그간 태양광 관련 국내 기업들은 원가 측면에서 중국 기업들에게 경쟁력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IRA 발효 이후 중국 기업들의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한국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해 한화솔루션은 "2000억원 규모의 미국 모듈 공장 캐파 1.4GW(기가와트) 증설을 발표한 상황으로 IRA 발효 이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라면서도 "추가적인 계획이나 금액적 혜택을 언급하는 건 추후로 미루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부분을 회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 질문도 제기됐다. 한화솔루션 측은 추후 감사인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해야한다면서도 손익계산서보다는 재무상태표 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은 유럽국가들 사이에서도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에도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연합(EU)도 미국에 이어 '유럽판 IRA'라 불리는 원자재법(RMA) 도입을 추진 중이다. 컨콜에서 제기된 "유럽에서도 미국 IRA 법안 같은 뉴스들이 나오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화솔루션 측은 "당장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오진 않아 판단은 어렵지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안보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