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안착 위해선 몸 값 더 낮춰야” 평가도
컬리 “적자폭 축소 위해 노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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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굉장히 신중하게 논의 중인 분위기인데 1조원 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A증권사 IPO 관련 부서 관계자)
"(회사가) 1조원보다 눈높이를 더 낮춰야지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 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상당히 얼어있는 상태다" (B벤처캐피탈 임원급 관계자)
"예상 기업가치가 8000억원까지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증권사 IB부문 관계자)
"차라리 상장보단 매각이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증시가 컬리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서 안타깝다" (D증권사 IB부문 관계자)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 예비심사(이하 예심)을 통과한 컬리 앞에 '적정 기업가치 산정'이라는 과제가 놓여졌다. 이번 거래와 얽힌 다수의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싸늘해진 증권시장 분위기 속에 컬리가 증시에 안착하기 위해 기관투자자(이하 기관)들의 눈높이에 맞춰 예상 기업가치를 다소 낮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컬리는 상장 철회 가능성을 부인하며 IPO 강행 의지를 밝힌 상태다. IPO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내년 2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둔 컬리는 1조원보다 낮게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일각에선 원활한 투자자 모집을 위해 컬리의 적정 기업가치가 8000억원까지 낮아질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컬리의 기업가치가 공모가 기준 1조원 이하로 산정될 경우 1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PE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4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말라가면서 적자기업에 대한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되면서 올 하반기 들어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컬리의 기업가치는 1~2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한 증권사 IPO 부서 관계자는 "IPO 시장이 상당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회사측은 주관사와 비밀리에 밸류에이션 협상을 진행 중인데 1조원 아래 수준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컬리는 상장을 준비하면서 '적자기업'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고 '재무적투자자(FI) 락업’ 등 수 많은 논란을 겪어왔다. 지난해 컬리는 매출액이 1년 만에 64% 증가했지만 물류·인력 등 투자를 확대하면서 적자폭은 약 1163억원 늘었다. 적자 폭이 줄어야만 IPO 이후 기업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식할 수 있지만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른 증권사 IPO 담당 관계자는 "당장은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조달해 적자폭을 메울 수 있겠지만 적자 기업이라 채권 발행도 어려운 컬리가 향후 또 다시 자금조달을 추진할 때 주식시장말고 다른 창구가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존 수많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모과정을 통해 신규 투자자로 나서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나타난다. 다만 일각에선 "앵커PE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고, 2년 전까지만해도 나스닥 상장을 고려할 정도로 유망한 기업 중 하나였다"며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기대감을 내비치는 투자자도 있었다.
컬리는 다양한 사업 전개를 통해 적자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7월에는 뷰티 특화 서비스로 '뷰티컬리'를 선보였고 올해 하반기 간편결제 핀테크 서비스 '컬리페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전사가 '상장'에 초점을 맞추어 분주히 움직이는 분위기다.
컬리 측은 "증권신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밸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라면서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여러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제로 이행에 옮기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