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아티스트 선전 및 BTS 솔로 활동 관건
적극적인 투자 나설 계획…"M&A·JV 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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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HYBE)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올린 가운데, 내년부터는 BTS의 ‘군백기’로 수익률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는 다른 그룹들의 활약으로 내후년부터는 수익률 회복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M&A(인수합병) 등 적극적 투자 기회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3일 하이브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방탄소년단의 올해 매출 비중은 60~65%를 차지하고, 나머지 아티스트는 35~40% 정도”라고 밝혔다. 박지원 CEO는 "올해까지는 BTS의 활동이 있어서 10%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상반기 하이브의 영업이익률은 15.7%다.
BTS 멤버 중 가장 연장자인 진(1992년생)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입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BTS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줄어들 전망이다. 박지원 CEO는 “내년에 BTS의 매출 비중이 줄고 다른 아티스트의 매출이 많아지면서 마진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며 “내후년부터는 그동안 보여온 마진(10% 중반대 영업이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BTS의 군입대 계획이 공식 발표된 만큼 질의응답 시간에 군입대 계획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1997년생인 멤버 정국이 2028년까지 군입대를 연기할 수 있는데, 계속 솔로활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나” 질문에 하이브 측은 “아티스트와 논의하여 확정하고 있는 사항이고 군입대는 순차적으로 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완전체 활동을 재개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원칙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BTS의 순차 입대로 내년 하이브의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하이브 측은 현재 성장 중인 다른 아티스트들로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뉴진스, 르세라핌은 올해와 비교해 100% 이상 성장이 목표다. 다른 아티스트들도 30~50% 이상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BTS 멤버들의 솔로 앨범 성과도 지켜봐야 한다. BTS멤버 제이홉과 진에 이어 RM이 곧 솔로 앨범을 낼 계획이며 슈가, 지민, 뷔, 정국도 내년 중에 솔로 앨범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전에 준비해 둔 다양한 BTS 콘텐츠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44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중 앨범, 공연, 광고 등으로 구성된 직접 참여형 매출액은 2062억원이었다. 직접 참여형 매출 가운데 앨범 매출이 1292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공연 부문 매출액은 472억원이다.
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등이 포함된 간접 참여형 매출액은 2393억원을 기록했다. 간접 참여형 가운데서는 MD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액이 11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콘텐츠 매출액은 1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부문에는 BTS의 DVD와 디즈니플러스 콘텐츠가 주요 매출을 올렸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한 606억원을 기록했다. 신인 데뷔를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비용과 오프라인 공연의 원가가 반영됐다.
하이브의 올 3분기 당기 순이익은 949억원으로 전년 동기(497억원) 대비 크게 올랐다. 하이브 측은 “외화를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는데 연초부터 비중이 늘어난 외화 환차익이 크게 발생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콘서트 등 해외 매출이 많은 엔터사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달러로 정산되는데, 환율이 오를 수록 원화로 환산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에서 BTS의 매출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내년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있어 어느정도 비중은 유지할 것"이라며 "군입대가 시작돼도 BTS의 앨범, MD, 콘텐츠 부분이 급격하게 빠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하이브 주가가 이미 워낙 많이 내려온 상황이라 향후 퍼포먼스에 따라 저점에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두나무 관련 평가 손실에 관해 나오는 시장의 우려는 “규모가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하이브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1년 전 상호 지분 출자에 나선 바 있다.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의 지분 가치가 20조원에서 5조원대로 급감하면서 올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수천억원 규모의 평가 손실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DCF(현금흐름 할인) 평가 방식에 따라 산정하기 때문에 손실이 확정된 바 없고, 감사를 받은 후 평가 손실이 일부 인식될 수는 있지만 시장에서 예측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두나무의 영업이익이 견조해 인수할 당시 예상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하이브 측은 ‘멀티 레이블 전략’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국내외 기업에 대한 M&A나 합작사(JV) 설립, 지분 투자, 파트너십 체결과 같은 기회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토 대상은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 등 음악 IP와 관련된 다양한 기업들이 포함됐고 신사업과 연관된 기술기업 또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