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찾아 나선 이수만 총괄…'표대결' 예상돼
지분 대량 매입한 컴투스, '백기사' 여부 관심
계속되는 경영 노이즈에 경영권 매각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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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총괄 프로듀셔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우군 찾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에스엠 지분을 인수한 게임사 컴투스가 이수만 총괄의 '백기사'라는 시선을 받으면서다. 이 총괄은 얼라인의 견제를 받으며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인데 우군이 나타나면 매각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 얼라인 역시 주주가치 제고 명분을 달성하기 위해서 내년 주주총회 '2차 표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지분율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1일 컴투스는 10월 31일 기준 에스엠 주식 99만여 주를 취득해 지분 4.2%를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는 지난달 12일부터 매일 SM엔터 지분을 사들였고, 현재까지 총 7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이수만 총괄(18.46%), 국민연금(7.81%), KB자산운용(5.12%)에 이어 컴투스가 주요 대주주로 떠올랐다.
컴투스는 이달 “에스엠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앞으로 성장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며 “주주총회에서 특정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스엠 역시 컴투스의 지분 매입을 공식 발표로 알게 됐고 투자 목적 등은 전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수만 총괄 측은 내년 3월 주총을 대비해 백기사를 물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에 컴투스가 우군으로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어느 정도의 교감이 이뤄졌는지, 실제 백기사로 나설 것인지는 주총장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라이크기획 이슈로 에스엠을 향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인만큼, 컴투스가 눈에 띄는 행보를 하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컴투스가 지분을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을 더 확보하느냐도 관심사다.
에스엠에 목소리를 높여온 얼라인도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우호지분을 찾고 있다. 내년 주총에서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주총 때 에스엠은 사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려다 주주반발로 실패했다. 당시 얼라인 측이 제안한 곽준호 감사는 신규 선임됐다.
현재 SM엔터 이사진은 모두 이수만 총괄의 가족 또는 오랜 측근이다. 이사진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박영준 사내이사, 지창훈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 모두 두 번 연임함에 따라 임기는 내년 3월26일 종료된다.
얼라인은 에스엠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라이크기획 문제를 정리하라고 요구해왔다. 지난달 에스엠이 백기를 들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얼라인은 에스엠에 이사회 회의록과 회계장부 공개도 요구했는데, 에스엠이 단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얼라인 입장에선 내년 주총에서 이사진 교체를 하지 못하면 추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추가 행동이 쉽지 않아 사내이사 자리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얼라인 측과의 분쟁이 끝나지 않는 이상 에스엠의 경영권 매각 거래가 완료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수만 총괄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무리한 요구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엔 CJ ENM이 다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작년 말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경후 CJ ENM엔터테인먼트 브랜드전략실장이 최근 이 총괄을 만나는 등 아직 불씨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 일부 사모펀드(PEF)들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안에 밝은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누군가 위험을 감수하고 인수하기 쉽지 않고, 이 총괄 입장에서도 원하는 가격과 조건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사회가 어떻게 구성될지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내년 주총까지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에스엠 측과 얼라인 측이 내년 3월 주총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경영권 매각 불확실성도 여전해 에스엠 주가는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 등 투자자들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는 아직 시장에 드러나지 않은 불확실성이 더 많다고 판단하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