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존 주주의 유일한 엑시트 방안"
적정 기업가치 이견차…내년 초까지 논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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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내년 2분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 준비를 재개했다. 아직 주관사와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지만, 일단 지난해 전면 중단했던 상장 준비를 다시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상장 재추진 배경으로는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수요가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장 외에는 마땅한 회수 수단이 없는 상황이란 평가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2분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주관사와 격주로 기업공개(IPO) 관련 실무를 협의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초 다시 선정 절차를 밟은 후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크레디트스위스·모건스탠리·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재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존 FI들의 투자회수 요구가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에는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과 칼라일 등 사모펀드(PEF)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몇 차례 이들의 투자 회수 기회가 무산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코스피 입성을 준비했으나, 카카오 그룹의 골목상권 침해와 쪼개기 상장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며 작업을 중지했다. 그룹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임원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도 불거지며 논란이 됐다.
올해 3월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며 IPO를 재추진했지만, 이번엔 상장보단 지분 매각에 무게가 더 실렸다. 카카오는 MBK파트너스에 일부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매각 카드 또한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등의 반발에 부딪히며 추진 동력을 잃었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지난 8월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했다.
일단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2분기 정도로 틀을 잡아가는 단계로 파악된다. 핵심은 역시 적정 기업가치(밸류에이션)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주주간에도 이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구체적인 밸류에이션은 올해 영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쯤 산출할 전망이다. 앞서 FI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카카오그룹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전체 기업가치를 약 8조5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순이익 275억3300만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 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리운전·주차장 등 사이드 비즈니스도 실적이 잘 나오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밸류에 3분기 실적까지 반영하려다가 지금은 4분기까지 보겠다고 했다"며 "실적이 잘 나오니 이를 토대로 밸류를 더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금리 등 매크로 환경이 크게 변화한 상태에서 8조5000억원의 밸류를 유지하기엔 만만치 않을 거란 평가도 많다. 당장 카카오모빌리티와 비슷한 성장주들은 시장금리 상승의 칼바람에 대부분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상장에 도전한 플랫폼 기업들은 상장 수요예측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밀리의서재·쏘카 등 대부분의 성장주가 공모주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밀리의서재는 대부분의 기관투자자가 밴드 최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적어내자 IPO 철회를 결정했다.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으며 최대 약 40% 할인된 몸값으로 IPO를 진행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둘째 치고, 카카오 그룹의 이미지가 악화한 상황에서 밸류를 낮추더라도 수요예측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