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이스의 국내 재진출 소식은 부담
맘스터치의 전신인 파파이스도 '치킨버거' 주력
"햄버거 시장 경쟁 과열되는데…포지션도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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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맘스터치는 10월 도이치증권으로 매각주관사 교체 이후 연내 SPA(주식매매계약)를 목표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맘스터치의 '전신'이기도 한 파파이스의 국내 재진출 소식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햄버거 시장이 과열과 함께 양사의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다. .
현재 맘스터치 M&A는 매각자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수령한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문(IM)을 배포하고 예비 실사를 마무리 한 상황이다. 직전 BoA메릴린치가 매각주관사였으나 예비입찰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도이치증권으로 주관사를 바꿨다. 매각 측과 도이치증권의 친분 또는 BoA메릴린치와의 이견조율 어려움 등이 거론됐다.
그간 언급됐던 맘스터치의 매각희망가는 1조원 가량이다. 이는 현재 M&A 시장에 나와있는 버거킹ㆍ맥도날드ㆍKFC 등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점이 이유로 꼽힌다. 맘스터치의 올해 3분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32억원을 기록했고 최근 600억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간 EBITDA는 ▲2019년 237억원 ▲2020년 308억원 ▲2021년 44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 무차입 경영을 통해 순현금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1조원의 가격을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가격을 받으려면 지난해 EBITDA(440억원) 대비 약 23배 배수(멀티플)가 적용돼야 한다. 올해EBITDA(600억대)로 산정해도 약 16배가 적용된다. 최근 매각 작업을 중단한 버거킹의 매각가가 한국·일본 법인 EBITDA에 멀티플 12배를 적용한 점을 고려하면, 꽤 높은 편이다. 이러다보니 1조원의 기존 희망 매각가를 낮추더라도 연말까지 계약 체결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떠오른 변수는 파파이스의 국내 재진출이다. 파파이스는 이르면 이달 말 강남역점을 연다. 국내에서 철수한 지 2년여 만에 재진출하는 것이다. 원양어업 전문기업 신라그룹이 독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따내 국내 사업을 담당한다.
파파이스는 1994년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대한제당의 계열사인 TS푸드앤시스템이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운영했다. 후발주자의 추격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낸 끝에 2020년 2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그리고 알려진대로 맘스터치는 1997년 파파이스 사업부가 선보인 토종 브랜드다. 자연히 맘스터치의 전신인 파파이스와는 '치킨버거'라는 포지션이 겹친다.
파파이스 국내에 재진출하는 이유는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햄버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1월 잠실역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고든램지 버거'는 최대 14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 10월 말 기준 월평균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11월 초 신논현역에 개점한 '슈퍼두퍼'는 오픈 당일에만 1200명의 고객이 몰렸다. 내년 상반기에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도 오픈 예정이다.
한 IB 관계자는 "맘스터치와 파파이스는 독자 노선을 걸어오며 메뉴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햄버거 시장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고 양사는 치킨버거라는 포지션이 겹친다"며 "가격·운영 전략 실패로 한 번 철수한 파파이스가 칼을 갈고 다시 돌아오니, 맘스터치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