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수백억 수준…신주 인수해 대주주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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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유플러스가 토종 OTT인 왓챠 인수에 나선다. 회사는 최근 OTT 서비스 강화에 나섰는데 왓챠 투자를 통해 고객 데이터 확보 등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M&A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왓챠에 투자를 검토,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회사는 왓챠 기업가치를 수백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금액은 조율 중이지만 이번 거래가 진행되면 LG유플러스가 왓챠의 대주주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훈 대표의 지분(15.8%) 구주 매출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구주는 이번에 팔릴 가능성이 있다. 왓챠는 기존 투자자에도 이같은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왓챠 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2011년 설립한 왓챠는 영화 추천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다가 2016년 자체 OTT 서비스인 ‘왓챠플레이’를 선보였다. 올해 들어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8월부터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웨이브 등과 협상에선 가시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투자유치가 지연되면서 왓챠는 지난달 박태훈 대표가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부에서 38억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조달했다.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78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월 전환사채(CB) 발행으로 49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3380억원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실시간 방송과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주문형 비디오(VOD) 등을 한번에 찾아 볼 수 있는 인터넷 TV(IPTV) 서비스를 내놨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여러 OTT를 자사 IPTV 플랫폼으로 통합 서비스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콘텐츠 평점 등 그동안 쌓인 고객 데이터가 많은 왓챠를 인수하면 고객 추천 알고리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는 미래기술에 기반한 '4대 플랫폼'을 활용, 비통신 사업 매출의 비중을 오는 2027년까지 40%까지 늘리고 기업 가치를 12조원 규모까지 키우겠다고 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 케어 3대 신사업과 웹 3.0으로 대표되는 미래 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유플러스 내부적으로도 OTT 사업 강화 의지가 강한 분위기다. 어린이 전용 OTT서비스인 '아이들나라'의 중장기 분사 계획을 세우고 투자유치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가입자 추이 등 사업 성과를 봐서 분사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고,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도 최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LG그룹에서 LG유플러스 경영진에 비통신에서도 성과를 내라는 압박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실적이 없었다”며 “후발주자로서 SKT나 KT처럼 비통신을 강화하려면 돈을 써서 외부 투자나 지분 섞기 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